김효민 목사(광주 봉선중앙교회)

하나님 영에 감동된 사람이 ‘살리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김효민 목사(광주 봉선중앙교회)

“바로가 그의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요 하고.”(창 42:38)


사역훈련을 받고 있는 성도들과 함께 광주광역시 양림동 선교투어를 했습니다. 광주의 선교역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광주에서 기독교 선교역사를 말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광주를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는 물려받은 영적유산이 풍부한 곳입니다.

많은 선교사님들이 들어와서 교회를 세워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비롯하여 의료, 교육, 복지,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희생과 섬김을 통해 광주를 살리는 일을 했습니다. 1904년 12월 25일 유진벨 선교사 임시사택에서 첫 예배가 열렸는데, 이것이 바로 광주 최초인 북문안교회의 시작이었습니다. 1905년에는 유진벨 선교사의 임시사택을 개조해서 광주 최초의 진료소를 개원했는데, 지금의 광주기독병원입니다.

또한 1907년에는 유진벨 선교사의 새로운 사택에서 4명의 아이들(남자 1명, 여자 3명)을 교육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 다음해인 1908년 숭일학교와 수피아여학교가 시작됐습니다. 이 학교들이 훗날 광주 3·1운동의 진원지가 되었습니다.

광주 최초의 교인, 광주 최초의 장로, 광주 최초의 목사가 누구인줄 아십니까? 최홍종이라는 분이십니다. 그는 빈민구제운동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11년에 지금 우리 교회가 세워진 봉선리 지역에 있던 자신의 소유지 1000여 평을 기증해서 한센인촌을 만듭니다. 여기서 진료가 이루어지며 한국 최초의 ‘광주나병원’이 시작되었습니다.

광주와 이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셔서 이 땅을 축복하셨습니다. 지금 양림동산 선교사묘역에는 22명의 선교사와 그의 가족들이 안장되어 있습니다. 유진벨, 윌슨, 오웬, 포사이드, 서서평 등 우리가 잘 아는 이름의 선교사들도 있지만, 부인 선교사들을 비롯해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교사들이 더 많습니다. 광주의 선교역사는 바로 이 선교사들의 헌신, 그리고 미국 등지에서 헌금을 보내준 이름 없는 후원자들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분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그들을 통해 광주와 이 나라가 영적인 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 사람을 살립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나라와 민족을 살립니다.

오늘 본문에도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한 사람, 요셉을 볼 수 있습니다. 애굽의 바로왕으로부터 꿈 얘기를 들은 요셉은 그 꿈을 해석해주었습니다. 바로왕이 꿈에서 본 일곱 좋은 암소와 일곱 좋은 이삭은 애굽 땅에 일곱 해 큰 풍년이 있을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후에 본 파리하고 흉한 일곱 암소나 동풍에 말라 속이 빈 일곱 이삭은 모두 일곱 해 동안 있을 흉년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곧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애굽의 바로왕에게 미리 보여주시는 것인데, 온 애굽 땅에 7년 동안 큰 풍년이 있겠고, 그 후에 7년 동안은 흉년이 너무 심해서 망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셉이 꿈을 해석해주면서 계속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가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심이니이다”(25절) “내가 바로에게 이르기를 하나님이 그가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신다 함이 이것이라”(28절) “바로께서 꿈을 두 번 겹쳐 꾸신 것은 하나님이 이 일을 정하셨음이라 하나님이 속히 행하시리니.”(32절)

하나님이 하실 일을 정하셨고, 하나님이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셨고, 하나님이 하실 일을 속히 행하신다는 것입니다. 여기 ‘하나님’이라는 주어는 정관사 ‘하’를 붙여 ‘하엘로힘’이라는 원어를 쓰고 있는데, 곧 ‘그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요셉은 바로왕에게 계속하여 ‘그 하나님’이 하실 일을 보여주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로왕이 생각하는 일반적 ‘신’이 아니라, 요셉이 믿는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그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바로왕 당신에게 꿈을 통해 하실 일을 보여주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그 일을 성취하실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요셉은 불길한 꿈을 꾸고 괴로워하는 이방의 최고 권력자에게 담대히 하나님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서 ‘주어’는 무엇입니까? 나, 나, 나입니까? 나는, 나는, 내가, 내가! 그러면 ‘내가’ 주인 노릇하는 인생입니다. ‘하나님’이 여러분의 삶의 주어가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날 사랑하셨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배우자와 자녀를 주셨고, 하나님이 날 인도하십니다’라고 고백하십시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역사의 주관자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신 삶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주어가 되면, 단순해집니다.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삶의 주어가 되면, 예배가 행복해집니다. 담대해집니다. 능력이 생깁니다. 항상 ‘내가’ 주어가 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이제 요셉은 바로왕에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요셉이 말합니다. “이제 바로께서는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하여 애굽 땅을 다스리게 하소서”(33절). 당장 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명철하고 지혜 있는 지도자를 빨리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대를 분별할 줄 알고, 상황을 잘 분별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능력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요셉은 감독관을 두어 풍년이 있는 7년 동안 수확의 1/5(20%)을 거두고 각 성읍에 저장하여 흉년을 대비하라고 제안합니다.

우리도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가정 직장 나라에 지도자들이 잘 세워져야 하고, 그들이 잘 다스려야 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 새롭게 뽑힌 지자체 단체장들이 명철하고 지혜롭게 일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바로왕과 그의 신하들이 요셉의 제안을 듣고는 좋아했습니다. 최고의 방책입니다. 그런데 눈앞에 적임자가 있었습니다. 요셉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하라고 했는데, 다름 아닌 요셉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바로가 그의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요 하고, 요셉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네게 보이셨으니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38~39절)

이방인의 눈으로도 요셉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주어로 삼고 사는 요셉의 말과 행동은 이방인들에게도 명철하고 지혜롭게 보였습니다. 바로가 말하는 것처럼 요셉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요셉과 늘 함께 해주셨고, 요셉 역시 늘 하나님을 의지하고 따랐습니다. 요셉의 그런 마음에 하나님의 감동하심, 은혜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무엇이 세상적인 것인지를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능력을 원하십니까? 어떤 지식을 원하십니까?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세상지식으로 탁월해지는 자보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초대교회 역시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가기 위해 평신도지도자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성령과 지혜로 충만함’이었습니다.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행 6:3). 구약성경에서 브살렐과 오흘리압이라는 사람도 하나님의 영에 감동을 받아서 성막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출 35:30~35)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 곧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사람이 가정을 살릴 수 있고, 교회를 바르게 세워갈 수 있고, 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들은 이 시대를 분별합니다.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 뜻에 순종합니다. 요셉이 그랬고, 서두에 소개한 것처럼 절망의 조선 땅에서 희생과 섬김을 아끼지 않았던 선교사님들과 평신도 사역자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 요셉을 애굽의 총리로 세우셨습니다. 바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것입니다. “너는 내 집을 다스리라 내 백성이 다 네 명령에 복종하리니 내가 너보다 높은 것은 내 왕좌뿐이니라. 바로가 또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너를 애굽 온 땅의 총리가 되게 하노라 하고”(40~41절). 이제 요셉이 위기에 빠진 애굽을 다스립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하나님의 도움을 힘입어 다스릴 것입니다. 그러면 애굽이 다시 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요셉과 같은 사람이 오늘날 필요합니다. 가정에도, 교회에도, 나라에도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가 살리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여러분,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늘 하나님 앞에서, 그분을 예배하는 자로 서서, 그분의 뜻을 분별하여 행하는 삶이 되십시오. 예배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기도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위대하게 쓰임 받은 요셉처럼 하나님의 영에 이끌려 살기를 원하는 여러분들도 주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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