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철 목사(대구 대흥교회)

하나님은 꿈을 끝까지 지키는 자와 함께 일하십니다

서로 이르되 꿈 꾸는 자가 오는도다 (창 37:19)

▲ 정명철 목사(대구 대흥교회)

저는 4대째 예수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꿈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자취했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간표를 만들고, 그 위에 ‘고향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는 문구를 써 놓았습니다. 어려운 형편 가운데서도 맏아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나름 소박한 꿈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스무 살에 하나님을 전인격적으로 만난 후에는 하나님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하나님의 꿈이 오늘의 저와 대흥교회를 이끌어 왔습니다. 40년 동안 한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환경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꿈은 변함없이 오히려 점점 뚜렷해지고 확장되어 왔습니다.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고, 귀에는 들리는 것이 없고, 손에는 잡히는 것이 없어도 말씀과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꿈을 끊임없이 선포하면서 성도들과 함께 꿈을 꾸었습니다. 꿈 없이 잠들지 않고, 꿈 없이 깨지 않았습니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이 오는 것을 보고 서로 이르되 꿈 꾸는 자가 오는도다”(창 37:19) 이 말은 형들이 요셉을 조롱하는 말이었지만 굉장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혹독한 시련으로 때로는 좌절되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꿈이기에 반드시 성취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어떤 꿈을 주셨고, 또 그 꿈이 어떻게 성취되어 가시는지 살펴보면서 함께 은혜 받기를 원합니다.

1. 하나님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요셉의 형제들은 모두 12명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요셉만이 하나님이 주신 꿈을 꾸었습니다.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기별에게 절하는 꿈, 그리고 열한곡식단이 자기 곡식단에게 절하는 꿈이었습니다. 요셉은 이 꿈 때문에 미움을 받았지만, 결정적으로 이 꿈 때문에 성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장소와 환경이 바뀌어도, 하나님이 주신 꿈만은 잊어버리지 않고 간직했기 때문입니다.

대흥교회는 1977년 9월에 몇 명의 젊은이들이 세계선교라는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가슴에 품고 세워집니다. 당시 20살의 나이로 뒷자리에 참여하였던 저도 그 꿈이 너무 좋았습니다. 당시 함께 했던 젊은이들이 선교사로 헌신하여 지금도 선교 일선에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대흥교회는 초창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꿈을 꾸면서 선포하였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호들을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대구를 살리자.” “민족을 구하자.” “세계로 나가자.” 저는 당시 부교역자로 섬기게 되면서 선교와 부흥을 꿈꾸시는 전임 목사님을 도와 ‘청소년 부흥협회’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집회도 많이 섬겼습니다. 그러다가 교회가 여러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꿈이 흔들리고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때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중에 주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의 제자가 되고, 제자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마 28:18~20) 하나님의 꿈이 내 안에 더 선명하게 새겨졌습니다. 그때부터 ‘제자 되고 제자 삼는 일’에 온전히 헌신하여 1985년 3월, 총신대 신학대학원 1학년에 다니면서 교회 청년 몇 명과 함께 제자훈련을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33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흥교회는 변치 않는 표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자 되어 제자 삼는 건강한 교회’입니다. 강단 앞에는 ‘Make disciples of all nations(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표어와 주제는 내가 이곳을 떠나 천국에 간다 해도 영원히 대흥교회 속에 남아 다음세대에 이어질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이기 때문입니다. 대흥교회에는 ‘제자’ ‘성령’ ‘복음’ ‘교회’ ‘선교’라는 5가지 핵심가치가 있습니다. 이것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땅 끝까지 확장되어 가는 하나님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추수할 것은 많지만 추수한 일꾼이 부족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추수할 일꾼을 보내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쉬지 않고 있습니다. 동시에 추수할 일꾼을 잘 키워서 동역하는 것이 시대적인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2. 꿈에 걸맞은 연단을 잘 받아야 합니다

요셉은 원대하고 찬란한 꿈을 가졌으나 한 순간에 성취된 것이 아닙니다. 꿈이 성취되기까지 말할 수 없는 고난이 있었습니다. 요셉은 그 모든 연단을 잘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꿈이 성취되기까지는 반드시 그 꿈에 걸맞은 대가 지불이 필요합니다.

1) 요셉은 어디에서나 충성되었습니다

여러 번 바뀐 요셉의 의복은 그의 삶을 잘 대변해줍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채색 옷을 입었습니다. 그러다가 형들의 시기로 미움을 받고 미디안의 상인에게 넘겨진 후에는 애굽에서 노예의 옷을 입었습니다. 또 다시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과 거짓 모함으로 인하여 감옥에서 죄수의 옷을 입었습니다. 그 후 애굽의 관원과 바로의 꿈을 잘 해석함으로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어 화려한 관복을 입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요셉은 언제 어디서나 원망과 불평이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충성스럽게 잘 감당했습니다.

2) 요셉은 거룩한 품격을 키워갔습니다

요셉은 항상 ‘하나님 앞에서’라는 신전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았기에 보디발 아내의 끈질긴 성적인 유혹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거룩한 품격을 지킬 때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애굽의 정사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3) 요셉은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었습니다(창 41:37~39)

요셉은 비록 자신의 꿈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되었지만, 바로왕이 꾼 꿈을 잘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기뻐한 바로왕이 모든 신하들 앞에서 꿈을 해석한 요셉을 향하여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요” 하면서 국무총리로 임명을 합니다. 하나님의 영이 요셉과 함께 하여 애굽의 국무총리 일을 명철과 지혜로 잘 감당하였습니다.

3. 은혜로 성취해 갑니다(창 41:51~52)

요셉의 인생은 파란만장했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었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짓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장남의 이름을 므낫세로 지었습니다. ‘하나님이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 온 집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와 고통을 하나님이 잊어버리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은혜는 잊어버리는 은혜입니다.

차남의 이름을 에브라임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내가 수고한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이방 나라에 포로로 잡혀 와서 온갖 고생과 수고를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국무총리가 되게 하시고 번성하게 하는 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요셉의 형들이 양식을 찾아서 자기 앞에 선 것을 보는 순간, 요셉은 그가 꾼 꿈이 비로소 이루어진 것을 알았으며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자기를 모함하고 억울하게 팔아넘긴 형님들을 원망하기는커녕 뜨거운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들의 자녀들까지 책임지고 돌보겠다는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실행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이 주신 요셉의 꿈이 은혜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어 갔습니다.

지금까지 40년 동안 한 교회를 섬기면서 하나님의 꿈을 꾸면서 달려왔습니다. 또한 33년간 제자 되고 제자 삼는 비전을 붙잡고 달려왔습니다. 그 꿈이 현실이 되어서 사역과 지경을 점점 확장시켜 주셨습니다. 기껏 고향을 생각하던 꿈이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게 되고, 40여 년 한 교회만을 사랑하며 그 성도들을 예수 제자로 훈련시키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그 꿈의 결실로 다음세대를 열방으로 파송할 날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꿈도 참 많은 시련과 연단의 시간을 거쳐 왔습니다. 교회가 예배드릴 공간 하나 없어서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새벽기도는 타 교회 성도의 한의원을 빌려 돗자리를 펴서 드리는 등 성도들과 함께 여러 곳을 참 오랜 시간 헤매며 지내왔습니다.

목회자로서 어눌한 언변, 부족한 리더십과 능력 때문에 참으로 많은 시간 아파했습니다. 교회도, 목사도 없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셨던 꿈이 우리에게 맞지 않은 꿈처럼 보일 때가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주신 상황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적은 숫자의 성도지만 오랜 시간 훈련을 거듭하며 동역자로 세워갔습니다. 성도 수에 상관치 않고, 장소에 상관치 않고, 주신 환경에 최선을 다하며 그 자리를 지켰고, 그 꿈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습니다. 교역자, 직원, 교회 소속 모든 교육기관, 어린이집, 여러 학원들과 대안학교가 100% 교회 안에서 훈련된 성도일 정도로 함께 꿈을 꾸며 달려가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다음세대 교육을 주일과 평일에 책임지며 같은 꿈을 꾸며 동역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무명하고 무능한 교회가 하나님의 꿈을 꾸고 견뎌 와서 오늘에 이르렀다면 이 땅에 되지 않을 사람도 교회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꿈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모든 것을 잃어도 꿈을 잃어버리지 마세요. 하나님의 꿈을 끝까지 지키고 견뎌내세요. 하나님은 꿈꾸는 자와 함께 새 일을 행하시고 큰 일 행하시고 앞서 행하십니다.

창세기 37장 19절, “서로 이르되 꿈꾸는 자가 오는 도다”

이사야 60장 22절,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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