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민 목사(광주 봉선중앙교회)

‘만민을 위해, 만민이 기도하는 집’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 김효민 목사(광주 봉선중앙교회)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마가복음 11:17)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는 전쟁의 불안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있을 때마다 복음적 통일을 열망하며 기도하는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습니다. 그러던 상황이 2018년 들어와서 급변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언급한 이후 곧바로 남북고위급회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예술단 교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등 작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세상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교회와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을 일으키시고, 세계선교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성장을 한국교회에 이루셨던 하나님께서 이제는 이 민족에 평화를 주시고 둘이 하나 되게 하여 세계열방을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제사장 나라로 쓰시려는 것 같습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문이 발표되는 순간 참으로 기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남북의 평화와 복음적 통일을 위해 기도해왔기에 그 기쁨은 더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역사를 만들어 가십니다. 세상 역사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기록할지는 모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를 움직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 하나님은 믿음과 순종의 사람들, 기도의 사람들을 통해 일을 이루어가십니다.

그러니까 기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기도하는 목회자들이, 기도하는 우리 성도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통일시대도 좀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은 그때에도 반드시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민족의 복음적 통일을 열망하며 기도해왔습니다. 1948년 이후 남북의 체제가 분단된 지 70년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갈라져 있고, 이제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말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통일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기도했습니다. 나누어진 민족이 하나 되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고통 받는 북한 동포들에게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필요하고, 그들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복음을 듣지 못해 죽어가는 북한 땅에 복음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인간이 범죄로 에덴에서 추방당한 이후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여주고 있고, 결론적으로 요한계시록에서 에덴이 회복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그 과정 중에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결론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시대마다 기도를 통해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주님은 교회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회복시켜 나가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엄청난 분노를 발하셨습니다. 이상하지요!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9)고 스스로 말씀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을 분노하게 만든 것은 무엇입니까?

당시 유대인들은 성전에서 해야 할 두 가지 의무가 있었는데, 성전세를 내는 것과 흠 없는 가축으로 제물을 드리는 것입니다. 당시 유월절이 가까워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은 이방인의 돈으로 성전세를 낼 수 없기에 유대인의 돈 세겔로 바꿔서 내야 했습니다. 또한 먼 지역에서 동물을 가져올 수 없기에 제물로 드릴 가축을 현지 구매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이용해서 제사장을 비롯한 종교지도자들이 자기 욕심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장사꾼들을 고용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온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성전에서 말입니다. 요즘 한국교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돈에 눈이 멀어 타락한 자들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수님이 화가 단단히 나셨습니다. 장사하는 자들을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자들의 상을 둘러엎으셨습니다. 아주 과격하게 행동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사야 56장 7절을 인용하여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건은 4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사건이었고, 주님께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던 것입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그것은 성전 된 교회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성전 안에는 제사장, 레위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제사도 드리고, 기도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름 하나님께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대단한 착각입니다. 그들은 자기 욕심 채우면서 형식상 적당히 종교적 의무만 감당한 것입니다. 그들은 성전이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인생의 비극은 그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욕망에 빠져 하나님을 보지 못합니다. 아무리 겉모습이 화려한 성전이라도 그곳에서 하나님을 찾지 않고, 또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돌무더기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결국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성전이 세워졌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피를 쏟으시며 자신이 완전한 제물이 되셨습니다. 완전한 속죄제사를 이루시고,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믿는 나와 신비한 연합을 이루시고, 내 안에 계셔서 나를 영원한 성전 삼으셨습니다. 예수 생명으로 사는 내가 주님의 성전입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

이제 우리가 성전이고, 우리가 모인 교회가 성전입니다. 그러기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그리스도인이요, 교회입니다. 교회는 인류가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생명의 현장입니다.

성전 된 우리의 삶 가운데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것들을 둘러엎으시기 바랍니다. 성전에 들어온 음란, 탐심, 교만, 자기 영광 등의 더러운 마음과 잘못된 것들을 던져버리십시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주님은 만민을 품으라고 하십니다.

우리 주님은 참으로 스케일이 크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마 28:19)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주님은 온 인류, 만민, 세계 모든 민족, 땅 끝까지 품고 계십니다. 그 안에 수많은 형편과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부르시고 고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예수 생명으로 성전 된 우리 역시 스케일이 커야 되지 않겠습니까? 쩨쩨하게 나만 생각하고, 내 집과 우리교회만 위하는 삶은 하나님의 성전답지 않습니다. 나를 뛰어 넘읍시다. 내 가정, 우리 교회를 뛰어 넘읍시다. 세계를 품고,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합시다.

하나님이 꿈꾸시는 교회의 모습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입니다. 이 말씀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 곧 하나님을 찾는 누구든지 나와서 기도하며 기쁨을 누리는 곳입니다. 교회는 구원받은 이들이 풍성한 하늘 복을 누리며, 기도하는 곳입니다.

또한 ‘만민을 위하여 기도하는 집’입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만민, 모든 종류의 사람들,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곳입니다. 북한을 위한 기도, 민족과 열방을 위한 기도는 교회의 사명입니다. 그것을 감당하지 않는다면 주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보시고 진노하셨듯이, 자기중심에 빠진 우리를 책망하실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온갖 죄악으로 충만합니다. 사단의 권세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영광스런 주님의 나라를 소망하는 교회는 세계 열방을 위해 더 시급하게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성전 된 교회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때에 북한이 회복될 것이고, 민족과 세계 열방에 주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만민을 위한 기도는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사명입니다.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도의 자리는 자기 부인, 자아 죽음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나를 십자가 죽음에 넘겨주고 주님의 생명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격 없는 자였음에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워졌습니다. 그렇다면 교회다운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되는 것이 주님이 그토록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교회를 강도의 소굴처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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