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2년 여를 사용하던 마스크가 매우 익숙해진 모양이다.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었음에도 마스크를 쓰는 이가 여전히 많으니 말이다. 그들과 맞닥뜨릴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얼굴에 걸친다. 이제는 ‘자발적 마스크’다. 마스크를 강제하던 세상, 그러나 이제는 신체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입에 붙이고 사는 것 같다.

문제는 교회다. 2년 여를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방법의 예배를 경험했다. 그동안 내가 섬기는 교회는 좁은 주차장 문제에서 일시적으로 해방이 되기도 했다. 이제 누구든지 예배당에 모일 수 있게 됨을 기뻐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었음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것처럼 ‘온라인’이라는 예배 방식에서도 벗어나기 힘들어진 모양이다. 수십년 유지했던 예배 습관을 불과 2년여의 경험이 바꿔놓은 것 같다. 그렇게 금방 길들여지다니.

그렇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현장예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5월 첫 주일부터 용감하게 식사까지 시작했음에도 좀처럼 모이질 않는다. 모처럼 특별한 콘텐츠로 준비한 예배도 가슴만 졸이게 할 뿐이다.

벗어도 된다는데 마스크를 쓰고, 모여도 된다는 예배당에는 못 오는 이 현실을 어찌할까? 예배당에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던 그 즐거움을 다 잊은 것일까? 아니면 편안히 집에서 예배하는 것에 저항 없이 길들여진 것인가?

의무감으로 모이던 예배에서 해방되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걱정도 뒤따른다. 주일에 예배당에 가지 않아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는 경험이 쌓여 예배에 대한 자세를 잃게 한 것 같아 목사의 마음은 무겁다.

그래도 예배당에 가는 것이 설레고 기다려왔던 이들이 있어 참 감사하다. 눈치봐가면서 어떻게 하든지 현장예배에 오고 싶어 하던 그 얼굴들이 나의 위로요, 희망이었다. 이제 그 기쁨과 즐거움이 회복되어 다시 예배당으로 확 몰려 올 광경을 기대해본다.

그러나 빈 예배당 자리와 발디딜 틈 없는 제주공항이 오버랩되어 어지럽다. 돌아보니 좁은 주차장으로 인한 불편과 불평조차 복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깨달았다 싶을 때는 늘 늦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러는 사이 또 어떤 복을 놓치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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