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우리 교회 성도 가정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 가정의 부부와 아들, 그리고 아들의 여자 친구까지 함께한 저녁식사는 참 즐거웠다. 그 식탁이 즐거웠던 이유는 멋진 레스토랑 때문이거나, 음식 맛이 아주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고급 레스토랑이고 꽤 수준 높은 음식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이유는 식탁에서 나눈 대화의 여운이 길게 남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그 식구들과 대화를 이어가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과 여자 친구 앞에서 아들이 한 말이다. 그에 의하면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를 계속 듣다보니 생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입사지원서’ 이야기를 했다. “지원서에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 평소 목사님을 통해 많이 듣던 설교 내용이더라”는 것이었다. 꾸준히 말씀을 듣다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삶에 목표나,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가 목사로부터 들은 말씀에 영향 받았다는 것이었다.

설교자로서, 그리고 목회자로서 참 즐거웠고 아직도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청년들의 예배에서도 계속 설교를 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경에 바탕을 두고, 또 일관된 가치를 담고 있는 나의 설교가 듣는 성도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는 모양이다. 그것에 영향을 많이 받아 삶도 바뀌더라는 것이다. 설교자로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겠는가?

2021년도 다 갔다. 한 해 동안 선포한 말씀을 통해 듣는 성도들의 마음과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건강해졌을까? 어느 해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들 속에서 말씀으로 잘 버텨냈을까? 또 가로막던 문제를 극복하고, 말씀에 합당한 좋은 열매도 거뒀을까?

이런저런 피드백으로 그것을 확인할 때마다 강단에 서는 나는 더욱 당당하고 행복하다. 이렇게 살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물론 늘 무거운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성경을 바르게 읽고 해석하여 전달할 책임이 뒤따르니까.

그러면서 스스로 더 확실한 점검을 하곤 한다. 내가 강단에 서서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그런 내 목소리를 가장 분명하게 듣는 나 자신은 얼마나 바뀌고 있을까? 그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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