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배고파요….”학교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사탕 몇 개를 받고 큰 은혜(?)를 얻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왠지 안쓰럽다.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으면 늘 배고프다는 타령을 할까….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군대에 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예전에 군인들이 교회에서 주는 초코파이 하나에 감동을 받고 종교를 바꾸는 일이 있었던 것처럼, 학교에서도 먹을 것만 주면 아이들이 “목사님, 완전 사랑해요! 이제 교회 다닐게요”라는 말을 한다. 이 땅의 중고등학생들도 입시전쟁
몇 년 전 학교 체육대회 날이었다. 학생들은 운동장 곳곳에서 종목별 결승전을 치르고 있었다. 방송반에서는 체육대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음악을 틀어줬는데, ‘멈출 수 없네’라는 가스펠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자 운동장 곳곳에서 워십댄스와 함께 떼창이 시작되었다. “주 날 구원 했으니 어찌 잠잠하리…나 기쁨의 춤추리. 내 모든 삶 주 안에 있네.” 그때 ‘아, 바로 이거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눈까지 촉촉해지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격이 흘러나왔다. 사실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30%도 되지 않는 우
미션스쿨이라는 이름의 자화상 교회에서 주일학교 학생이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서 학교에서도 신앙이 있는 학생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무교인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예배나 신앙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은 강요라는 메아리로 되돌아오기 십상이다.강요가 아니라 따뜻한 권유,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말씀을 전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매주 예배를 준비하고 진행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모습은 물음표이다. 예배시간마다 기도하게 되는 것은 예배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궁금증이나 복음에 마음이 움직이는 학생
얼마 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목사님 저도 교회를 다녀보고 싶은데요, 교회는 어떻게 다녀요?”라고 물었다. 교목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가슴 벅찬 희열의 순간이었다. 벅찬 가슴을 진정시킨 후 인근에 건강한 교회를 소개시켜주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지난주에는 기독교 동아리 신입생 면접을 보았다. 그런데 한 학생이 출석 교회 명을 적는 공간에 ‘◯◯교회 다녔었음’이라고 적었다. 조용히 물어보니 최근 교회에 상처가 있어서 가족 모두 교회를 안 나간다고 했다. 동아리 회장과 상의하여 그 학생을 첫 번째로 뽑았다.
교목이 되는 과정과 하는 일을 간략히 소개하면, 대부분 정규직 교사로서 사립학교(종교사학)에 근무하며 국가로부터 교육공무원과 같은 호봉의 월급을 받으며 종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 학교와 교육청의 관리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교육학을 이수하여 종교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교목으로 일하게 됩니다.학교에서는 다른 교사와 동일하게 행정적 관리를 받고 정년은 만62세로 이 또한 동일합니다. 다른 교사들과 같이 주중에 종교학(과거에는 성경과목)이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특별히 매 주 채플시간 전체를 진행하는
종교수업 첫 시간. 칠판에 ‘기독교’를 써 놓고 떠오르는 모든 단어를 발표하게 한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기독교는 무엇일까? 하나님, 예수님, 목사님, 교회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단어부터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들과 비리, 권력, 성범죄 등 부끄러운 내용까지 다양한 생각들로 칠판이 채워진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들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기독교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떤 단어가 있을지 질문한다. 목사님, 믿음, 교회 등이 자주 등장한다.예수님은 율법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율법의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을 사랑하
“선생님!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하는데, 선생님이 간절히 기도해서 받은 건 뭐에요?” 아마 교회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일게다. 목사님께 “당신은 기도해서 뭘 얻었나?”라고 묻다니. 교목의 자리는 이러한 자리다. ‘야생’을 맛볼 수 있는 자리, 가면을 쓰지 않은 청소년들을 마주대할 수 있는 자리. 그래서 좋다.특별한 상담기법 없이 그저 지나가는 말로 “요즘은 어떤 고민이 있니?”하며 툭 던지면 속에 있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엄마가 6번 바뀌었어요.” “지난 주말 한강에 가서 난간을 붙잡고 1시간이나 고민했어요.” 쉽지 않은 이야기를 꺼
4년 전, 고3 수시원서 접수로 한창 바쁠 때의 일이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기소개서(자소서)를 들고 찾아온 제자들을 상대해준 후, 잠시 비는 시간을 틈타 수업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점심기도회 리더와 친구 두 명이 교목실에 찾아오더니,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고 했다.학생들과 상담을 하면서 놀란 것은 기초적인 질문 때문이었다. 교회에서 신앙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면, 누구나 배우게 될 수준의 것들이다. 그래서 궁금해진 나는 제자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교회에서 소요리문답 같은 것은 안 배우
목회를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밀리다시피 학교로 오게 됐다. 그리고 여자중학교에서 2년, 여자고등학교에서 14년을 지냈다. 남자만 다니는 중학교, 남자만 다니는 고등학교, 그리고 거의 남자가 주류였던 신학대학을 다녔던 나로서는 여학생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있었다. 깔끔하고 정갈하고 공주들만 사는 곳으로 알았다. 그런데 와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특별히 중학생의 경우는 말 그대로 천방지축인 경우가 많았다. 수업 시간 한참 나름 열강 하는 중간인데 불쑥 일어나 거침없이 말한다.“목사님, 오줌 매려워요.” “고운 말을 써야지.” “
봄방학, 전화 한 통 드리고 무작정 순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설렘과 두려움의 양가감정을 뒤로 하고 소록대교를 건널 즈음에 어느새 놓여진 연육교가 그리도 고맙고 시온의 대로처럼 느껴졌다.그렇게 찾아간 소록도 중앙교회에서 재현고등학교 소록도 봉사팀 일정이 시작됐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드리는 새벽기도회와 어르신들의 신앙간증, 그리고 근현대사를 배우는 역사체험, 이 모든 것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교육이고 살리는 가르침이다. 60여명의 열혈남아들은 그렇게 땀과 눈물을 배우고 돌아왔다.근래 소록도 봉사활동은 경쟁률이 치열하다. 70
교회의 통일교육은 아직도 형식적 차원에 머무르는 경향이 많다. 북한을 위한 기도회와 선교 차원에서 사역은 진행되지만 대다수의 성도들이 통일과 북한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하다. 따라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도와 사역의 훈련이 요구된다.2017년 조은하 교수가 발표한 ‘통일에 관한 기독교인의 의식과 통일교육의 실태 조사’를 보면, 기독교인 중 95.8%가 “교회나 기독교계에서 통일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 번 받은 적이 있다”는 3.4%였으며, 2회 이상 즉 지속적으로 통일교육을 받은 비율은 0
인권은 국적, 인종, 종교, 언어, 문화, 성별, 출신 등에 관계없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게 인정되는 기본적 권리다. 국가가 법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지난 6월 오토 프레드릭 웜비어(Otto Frederick Warmbier)의 사망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북한의 인권 상황이 문제성이 크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당시 국제사회는 ‘인권우선정책’을 촉구하는 소리가 높았다.북한 주민의 실질적인 인권 위상 재고에 대한 점검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
매스미디어의 발달은 기존 질서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깨달음이 요구된다.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과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받아들이는 역동적인 생명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서히 한 시대의 근간을 결정하는 기술이나 서비스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차를 두고 적응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무엇(what)을 위해, 왜(why)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how)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만이 남겨질 뿐이다.이러한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모바일 혁명은 교회의
신칼빈주의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삶의 모든 분야에서 칼빈주의적 세계관의 원리를 강조한다. 신칼빈주의 대표적인 인물로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클라스 스킬더(Klass Schilder)를 들 수 있다. 비록 서로의 신학적 차이는 조금씩 나타나지만 그들은 칼빈주의 원리를 교리와 신학에 국한하지 않고 생활의 전 영역으로 확대하길 원했다.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주권과 성경 중심의 세계관을 삶의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했다.특별히 아브라함 카이퍼는 피조 세계 속에 나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어떤 통일일까?” “통일의 과정은 시작된 것인가?” “통일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통일을 둘러싸고 여러 논의가 진행됐다. 통일의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와 ‘사람’의 방식이다. 통일은 평화의 방법으로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화해(Reconciliation In Christ)’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을 개혁신학 사상으로 세워야 한다. 동시에 남한의 교회가 어떻게 화해자의 역할을 수행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