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철 목사(재현고 교목상담부장)

모두가 다음세대 위기를 말합니다. 다음세대가 신앙을 떠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위기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에게 복음의 씨앗을 심는 이들이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하늘의 복을 전하는 교육목사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 주현철 목사(재현고 교목상담부장)

봄방학, 전화 한 통 드리고 무작정 순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설렘과 두려움의 양가감정을 뒤로 하고 소록대교를 건널 즈음에 어느새 놓여진 연육교가 그리도 고맙고 시온의 대로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찾아간 소록도 중앙교회에서 재현고등학교 소록도 봉사팀 일정이 시작됐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드리는 새벽기도회와 어르신들의 신앙간증, 그리고 근현대사를 배우는 역사체험, 이 모든 것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교육이고 살리는 가르침이다. 60여명의 열혈남아들은 그렇게 땀과 눈물을 배우고 돌아왔다.

근래 소록도 봉사활동은 경쟁률이 치열하다. 70명 선발에 200명 넘는 지원자들과 꽤나 복잡한 엄선과정이 있다. 성경 수업 시간에 자는 애들은 못간다.

우리 어렸을 적에 문화를 주도하던 주일학교의 부흥기와는 달리 지금은 너무나도 재미있는 유혹들이 많다. 혼자 노는 문화도 익숙한 세대다. 휴대폰과 컴퓨터 게임 그리고 대학입시와 학원스케줄에 끌려다니다 보니 신앙훈련은 항상 뒷전이다.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대안이다. 그리고 본질은 선교다. 청소년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과거에는 파출소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신병원으로 더 자주 간다. 왕따의 상처와 무한경쟁으로 내일(tomorrow)도 보이지 않고 내 일(my job)도 흐릿해지는 청소년이 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힘든 친구들을 모시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하며 그렇게 친구가 되는 사역이 바로 교목의 일상이다. 예수님도 우리가 혼자 있을 때 나를 떠나지 않고 내 곁을 지켜 주셨던 것처럼 말이다.

감사한 것은 그렇게 힘들어하던 청소년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건강한 성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학 합격증이나 고등학교 졸업장이 아니라 용기를 내서 세상을 향해 도전장을 내미는 능력남이 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재현고에서는 부모의 재교육을 위해 ‘엄마를 부탁해’와 ‘아버지 학교’를 진행한다. 물론 이러한 교육은 부모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는 과정이다. 부모가 신앙으로 일어서야 자녀를 신앙으로 기도로 이끌 수 있다. 그리고 2016년부터는 ‘학부모 상담 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자녀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사랑하는 법에 관해 함께 나누고 기도하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의 교목 활동을 생각해 보면, 시행착오도 많았고 여전히 서투른 사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셔서 그들과 하루를 뒹굴게 하신다.

다음 수업 시간에는 자는 애들 깨울 때 화 안내고 웃으며 일어났으면 좋겠다. 초코파이를 대량으로 구매하러 오늘도 웹 사이트를 뒤지는 모든 교목님들을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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