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목사(성덕여자중학교)

▲ 황인호 목사(성덕여자중학교)

얼마 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목사님 저도 교회를 다녀보고 싶은데요, 교회는 어떻게 다녀요?”라고 물었다. 교목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가슴 벅찬 희열의 순간이었다. 벅찬 가슴을 진정시킨 후 인근에 건강한 교회를 소개시켜주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지난주에는 기독교 동아리 신입생 면접을 보았다. 그런데 한 학생이 출석 교회 명을 적는 공간에 ‘◯◯교회 다녔었음’이라고 적었다. 조용히 물어보니 최근 교회에 상처가 있어서 가족 모두 교회를 안 나간다고 했다. 동아리 회장과 상의하여 그 학생을 첫 번째로 뽑았다. 그 학생이 기독교 동아리 생활을 통해 위로 받고 다시 용기를 내 교회로 발걸음 옮길 수 있도록 동아리 선배들과 기도를 해주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는 주일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 교파를 초월하여 주일학교의 위기는 한국교회가 풀어야하는 숙제가 되었다. 본인도 신학교 시절 때 교육전도사를 하면서 이 고민을 가슴 속에 늘 품었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는 “교회로 청소년을 보내주자”였다. 가슴 속에 교목이라는 사역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교목을 하면서 기독교학교는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황금어장’이라는 확신을 품게 되었다. 현재 섬기고 있는 성덕여자중학교도 약 75%의 학생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있다. 공교육 안에서 합법적으로 기독교를 소개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기회다. 그렇지만 급하게 먹는 음식은 탈이 나듯이, 열매가 잘 여물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교목의 역할이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황금어장이기 때문에 기도하며 기다리면 열매가 맺혀진다. 학생들에게 “강요보다는 소개를, 차별보다는 사랑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하나님이 계획하신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학교가 황금어장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은 비단 학생들만은 아니다.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는 ‘학부모 기도회’가 있다. 그런데 이번 달 학부모 기도회에 참석하던 어머니가 기도제목을 나누는 시간에 이런 고백을 하였다.

“사실 교회를 안 다닌지 5년이 넘었어요. 그런데 담임선생님의 소개로 학부모 기도회에 우연히 오게 되었죠. 그리고 기도회 모임을 통해 다시 예수님을 믿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저 다시 두 딸과 교회 다니려고요.”

마음만 품으면 또 교회를 안갈 것 같다며, 함께 모인 우리에게 약속을 하셨다. 그리고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단톡방에 글을 남겨주셨다. 탕자가 돌아올 때 아버지가 잔치를 베풀었던 것처럼 하나님 나라에 큰 잔치가 열렸을 줄 믿는다.

또한 이번 주에 복도를 걷고 있는데 선생님 한 분이 “목사님 그거 있잖아요, 교회 다니시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하시는 거요”라고 물으셨다. 신우회 예배를 말씀하는 것 같아 답변을 드렸다. 그랬더니 “저도 다음 예배부터 나가도 되요?”라고 물으셨다.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지난 채플 때 복음 설교를 듣고 예수님을 믿어 보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다음 신우회 예배부터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하셨다. 학생들을 바라보고 채플을 준비했는데 하나님은 더욱 풍성한 열매를 허락해 주셨다.

종교개혁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서유럽 국가들이 이제는 선교사를 받는 선교지가 되었다. 한국교회도 이대로 주일학교가 감소된다면 다음세대 때는 선교지가 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황금어장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회복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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