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복 목사(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 교목실장)

▲ 고영복 목사(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 교목실장)

교목이 되는 과정과 하는 일을 간략히 소개하면, 대부분 정규직 교사로서 사립학교(종교사학)에 근무하며 국가로부터 교육공무원과 같은 호봉의 월급을 받으며 종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 학교와 교육청의 관리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교육학을 이수하여 종교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교목으로 일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다른 교사와 동일하게 행정적 관리를 받고 정년은 만62세로 이 또한 동일합니다. 다른 교사들과 같이 주중에 종교학(과거에는 성경과목)이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특별히 매 주 채플시간 전체를 진행하는 교사이면서 목사입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기에 가끔 아주 좋은 직장생활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교목의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자문자답을 합니다. “교사입니까? 목사입니까?” 저의 대답은 ‘목사’입니다. 사실 두 가지 호칭 모두 가르침에 있어서는 동일한 말입니다. 예수님도 훌륭한 교사요, 목회자였습니다. 성경에서는 교사와 목사는 같은 의미로 말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저를 부를 때 ‘목사님’이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는가하면, ‘쌤’이라고 부르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다른 교사들도 ‘목사님’또는 ‘선생님’으로 부릅니다. ‘목사님’으로 부르는 사람들은 교회 다니는 학생들이거나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쌤’이라는 호칭은 대부분 불신학생들입니다. 수업 시간에 학생이 ‘쌤’하고 저를 부릅니다. 그러면 교회 다니는 학생들 중에는 “목사님이라고 불러”라고 거들기도 합니다. ‘쌤’은 학생들이 친근하다는 표시로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교사들은 같은 동료로, 직장인으로 대하겠다는 의미가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목사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불신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교목들 대부분 학교에서 수업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 어려운 학생들을 상담하고, 진로에 대해 아버지의 마음으로 함께 고민하고, 청소년들의 사건 사고의 현장에 발 벗고 먼저 달려가 사랑을 실천하며, 영혼구원과 문제해결에 대한 참스승이신 예수님처럼 헌신합니다. 상처받은 교사들을 찾아 위로도 합니다.
가끔 아이들이 ‘아빠’라고 부르며 달려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동입니다. 교목들이 정체성을 잊고 나도 교사, 너도 교사 똑 같이 일하고 똑 같이 대우받고 하면 여지없이 평가가 좋지 않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은 교목인 우리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사립학교 교사의 신분으로 교사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참 스승이신 예수님처럼 목자의 마음으로 모두에게 존경받는 참 목사이고 싶습니다. “교사입니까? 목사입니까?” 저는 학교에서 목사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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