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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칼럼] 입이 열려야 마음도 열린다강명구 목사 (안양 백영고등학교)
▲ 강명구 목사(안양 백영고등학교)

“목사님, 배고파요….”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사탕 몇 개를 받고 큰 은혜(?)를 얻은 표정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왠지 안쓰럽다. 학교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으면 늘 배고프다는 타령을 할까….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군대에 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예전에 군인들이 교회에서 주는 초코파이 하나에 감동을 받고 종교를 바꾸는 일이 있었던 것처럼, 학교에서도 먹을 것만 주면 아이들이 “목사님, 완전 사랑해요! 이제 교회 다닐게요”라는 말을 한다. 이 땅의 중고등학생들도 입시전쟁이 벌어지는 학교에서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군인과 같은 삶을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마 15:32) 사흘 동안 말씀을 가르치신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기 전에 가지셨던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학교현장에서 조금은 헤아려진다. 교목으로서 수업시간에 성경도 가르치고, 예배시간에 말씀도 전하지만, 늘 지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주고 또 주고 싶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수님이 영혼의 양식을 먹이시고 육신의 양식까지 챙겨주셨다면 학교에서도 그렇게 해보자. 빈들에서 5000명을 먹이신 것처럼, 아무 것도 없지만 주님이 알아서(?) 먹이실 것이다.” 그렇게 무모한 생각과 기도로 만들어진 것이 ‘백영고 교목실 3종 세트’인 팝콘과 슬러시와 와플이다. 이런 간식들을 먹기 위해서는 먼저 영의 양식인 말씀을 먹어야 한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꼭 선물해 주고 싶은 성경구절을 매주 교실에 붙여 놓는데, 그 성경구절을 외우면 고소한 팝콘과 시원한 슬러시를 만들어 주고, 매주 목요일 학생예배에 참석해 주보 4장을 모아오면 와플을 구워 준다.

사실 이렇게 아이들을 먹이려면 엄청난 재정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빌립처럼 5000명을 먹이기 위한 비용을 계산했더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가진 것을 드린 것처럼, 내가 가진 것을 ‘드림’으로 시작하였을 때, 하나님이 주신 ‘dream(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 특히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에서 학원선교를 위해 지원해주신 덕분에 오병이어의 풍성한 기적이 오늘도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입이 열려야 마음도 열린다.” 지금까지 청소년사역을 하면서 증명된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 땅의 아이들이지만, 먹을 때만큼은 행복해하고 마음을 연다. 그렇게 먹으면서 입이 열리게 되고, 입을 열어 말씀을 외우게 될 때, 말씀이 소화되어 영혼을 변화시키고 신앙이 자라게 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해왔다. 그렇게 말씀을 외웠던 아이들이 나중에 졸업하고 찾아와 “목사님, 저 이제 교회에 나가고 있어요. 이번에 청년부 순장이 됐어요”라는 간증을 한다. 3종 세트 때문에 쉴 틈도 없지만, 영혼을 변화시키는 말씀의 능력을 지금까지 보았고, 앞으로도 기대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교목실에 와서 배고프다며 난리(?)치는 아이들…. 입을 열어 말씀을 외울 때, 은혜의 말씀이 능력이 되어서 인생의 길에서 기진하지 않고 걸어갈 힘이 되길, 그래서 생명의 양식으로 배부른 인생이 되길 소망한다.

기독신문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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