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욱 전도사(명지고등학교)

▲ 양정욱 전도사(명지고등학교)

종교수업 첫 시간. 칠판에 ‘기독교’를 써 놓고 떠오르는 모든 단어를 발표하게 한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기독교는 무엇일까? 하나님, 예수님, 목사님, 교회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단어부터 불교, 천주교 등 다른 종교들과 비리, 권력, 성범죄 등 부끄러운 내용까지 다양한 생각들로 칠판이 채워진다. 학생들이 갖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들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기독교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떤 단어가 있을지 질문한다. 목사님, 믿음, 교회 등이 자주 등장한다.

예수님은 율법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율법의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가르치셨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섬김의 모범을 보이시며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기독교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단연 ‘사랑’이다. 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인식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독교에 대해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기보다는 신앙을 강요하거나 생활을 억압하는 종교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기독교인들이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고 있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업에 참여한 기독교인 학생에게는 사랑과 섬김이 신앙인의 본분임을 가르친다.

수업은 5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눔과 봉사의 현장을 함께 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기회를 갖는다. 기독교 학교 사역은 수업과 활동을 통해 기독교 가치를 전수하고 실천하는 전방위적이고 전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이 처한 환경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는 진로와 진학을 준비하고 결정하는 곳이기에 이러한 학생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윗을 왕으로 선택하신 하나님의 기준은 무엇이었나. 키가 크고 용모가 건장한 형들에 비해 다윗은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윗을 선택하셨다. 그의 중심을 보셨기 때문이다. 좋은 환경이나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마음, 겸손하고 진실한 신앙이 그를 선택하신 이유였다. 꿈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기준은 큰 위로가 된다.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고 하나님의 인도를 기대하는 과정 속에서 기독교 학교 사역의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통해 한 해 동안의 사역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가늠해 본다. 기독교에 대해 무관심에서 열린 태도를 갖게 되었다거나, 강요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다는 내용을 볼 때면 이 사역의 중요성과 역할을 새삼 깨닫는다. 이처럼 기독교 학교 사역은 학교생활을 통해 기독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는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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