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 조현섭 교수-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필자를 찾아오는 중독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중독자가 아님을 주장한다. 그 이유는 자신은 매일같이 술을 마시거나 도박이나 게임,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단지 많이 좋아하는 것이지 중독이라고 할 수 없다며 본인을 중독자로 소개한 가족을 비난하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친다. 때로는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어떻게든 본인들의 행위를 정당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도 위 중독자들이 주장하는 것에 동조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정에서 중독으로 인한 고통이 심각하여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독은 매일 마시고 행하는 것이 아니다. 중독의 개념 중 중요한 것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하고 싶은 강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매일 마시고 하지 않더라도 기회만 있으면 호시탐탐 마시고 행하려 생각하고 있다면 중독이 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점차 그 양이 늘어나는 것이다. 즉, 내성이 생겨서 이전에 느꼈던 동일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술을 마시거나 더 많은 돈을 걸고 더 많은 시간 게임을 한다. 그리고 술을 마시지 않거나 도박이나 게임을 하지 않으면 매우 불안해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짜증을 많이 내고 잠을 못자고 식은땀이 흐르고 심하면 헛소리를 듣거나 헛것을 보고 또한 환촉을 경험하기도 한다. 일례로 내가 상담한 중독자 중에는 비가 오지 않아도 항상 몸에 빗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 때문에 우산을 쓰고 다닌 분도 계신다. 이러한 증상을 금단증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중독의 특징 중 하나는 잦은 재발이다. 실제로 한번 중독이 되면 죽을 때까지 완전히 끊기가 어려워 살아있는 동안에는 끊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지금 회복하고 있는 ‘회복자’라고 부른다. 즉 중독에서 끊었다는 말은 사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10년, 20년씩 끊고 있어도 자신을 소개할 때는 ‘00중독자 0입니다’ 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알코올중독자 중에는 10년 이상을 끊고 있어도 매일 아침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나서 ‘오늘 하루만 참자’라는 결심을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해야 할 정도로 완전히 술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즉, 중독이 되었다는 것은 그것을 지나치게 사용하여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고 하던 일을 못하게 되고 대인관계 등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참지 못하고 반복해서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제 중독의 문제는 교회에서도 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중독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는 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에서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중독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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