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중독심리학회장)

▲ 조현섭 교수
-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 강서아이윌센터장
- 심리학 박사

 키가 엄마보다 훨씬 크고, 덩치도 있는 학생이 경찰과 함께 왔다. 엄마가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는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엄마를 사정없이 두들겨 때렸고, 그 순간 엄마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엄마는 당황하고 놀라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아들은 태연하게 묻는 질문에 답하였다. 아무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정말 놀라웠다.

실제로 중요한 발달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률이 매우 높다. 최근(2014년, 정보화진흥원) 연구결과를 보면, 인터넷 중독위험군은 청소년(12.5%)이 성인보다(5.7%)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미취학아동의 경우가 5.6%나 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률의 경우에는 15%까지 보고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중독률이 불과 1~2%인걸 고려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중독률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따라서 국가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신대학교에서도 2013년부터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서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강서아이윌(I Will)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강서아이윌센터장을 겸직하면서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초, 중, 고교를 방문하여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중독되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하고 있다. 또한 부모도 교육하고 있다.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자녀들에게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 사용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이다. 먼저, 매일 일정한 시간 게임을 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중독이 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일주일에 한 번(대부분 토요일) 시간을 정하지 말고 게임을 다 마칠 때까지 하도록 허용하는 것인데, 이때 자녀가 방에서 혼자 게임을 하기 보다는 거실에 있는 TV에 게임을 설치하여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자녀가 어떠한 게임을 선호하는지도 알게 되고, 가족 간 대화도 원만해지는 등 부모와 관계가 좋아지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는 되도록 거실에 설치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하루에 보통 1시간 정도 일정한 시간대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때에도 자녀와 충분히 대화해서 합의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중요하고,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만약 자녀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생각되면 부모가 치료하려 들지 말고 1899-1822로 전화하면 된다. 악역은 전문가에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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