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 조현섭 교수-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어느 날 50대 중반 남성분이 상담실 문 앞에서 “상사가 자신만 괴롭히고 동료들도 자신을 왕따 시키기 때문에 속상해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는 것인데, 왜 자신을 알코올중독자라고 판단하고 거기에다 정신병자 취급하며 상담까지 받으라고 하느냐”며 부인과 큰 소리로 싸웠다. 그는 ‘부인까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주니까 더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상담받기를 거부하셨다. 오히려 상담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받아야 하고 자신은 스트레스만 받지 않으면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과연 그럴까? 대부분의 알코올중독자들은 자신이 술 마시는 이유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항변하곤 한다. 그러면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와 갈등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모든 사람은 알코올중독자가 되거나 다른 중독문제를 가지는 것일까?

답은 아니다. 속이 상하거나 화가 났을 때 그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결국 술을 마시거나 마약, 인터넷, 게임, 도박을 하거나 음란물을 보거나 어떠한 중독행위를 하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중독자가 되는 것일까? 우선, 중독은 유전된다고 한다. 그 집안에 중독자가 있었을 경우에 중독행위를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보고 배운다는 것이다. 즉, 아버지가 화가 났을 때 술을 마시고 화풀이를 하거나 퇴근하고 집에 오신 후 밤새워 게임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본 아이들은 부모가 한 행동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중독과 관련한 긍정적인 기대와 생각이 많을수록, 그 사회가 중독에 대하여 허용적인 분위기가 많을수록, 대인관계를 잘 하지 못하는 경우 또한 자존감이 낮은 경우, 우울한 경우,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능력이나 대인관계 기술이 떨어지는 경우, 최근에는 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독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는 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또한 행복하지 못한 가정, 잘못된 부모양육 형태 때문에 생겨난 피해의 산물이다. 즉, 매일같이 싸우고 갈등했던 부모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아이, 학대 받거나 매 맞고 자란아이, 독재적이거나 무관심한 부모에게서 자란아이가 이후 성장하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주 어린 나이에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되어 오는 아이들의 가정을 보면 가족관계가 원만하기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요즈음 부쩍 증가하고 있는 중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도록 교육해야 하며, 특히 교회에서는 예비부부교육와 부모교육 등 가정 사역에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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