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 조현섭 교수-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며칠 전 충격적인 기사를 보았다. 아들이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살해하고 암매장했다는 것이다. 그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을 마신 후 물건을 부수고 아들에게 폭력을 저질렀다고 했다. 물론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서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중독자들에게 시달리는 가족들의 고통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지면상 중독자들로 인한 가족들의 고통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 중에서도 자녀들이 받는 고통은 더 크다. 중독에 시달리는 가족들 사이에서 불안하게 성장기를 보낸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존감이 낮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으며, 인간이나 세상에 대한 막연한 분노가 자주 치솟아 오르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일 뿐만 아니라 충동적인 성향을 많이 갖게 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화가 나면 순간적으로 일반인보다 더 극단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살인과 자살도 그 중의 하나이다.

최근 가출한 중학생을 만났다. 술 취한 아버지는 자신을 보면 욕하고 소리지고 물건을 던지는 등 술주정을 했는데, 혹시라도 친구들이 자기 집에 놀러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될까봐 두려워 집을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가 어떤 아이로 살아갈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어디 자녀만의 문제이겠는가? 가족들은 늘 마음 졸이며 살아가야 하고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신체적으로도 각종 손상이 온다. 특히 불안 및 우울증과 환청 등 정신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고, 성격도 나쁜 쪽으로 변하여서 반인륜적인 행동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는 등 황폐화되어 간다. 또한 대인관계나 업무 실적도 떨어지고 각종 범법행위를 저지르며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보게 되는 등 중독으로 인한 폐해와 부작용은 매우 심각하다.

따라서 교회에서도 교인 중에 중독으로 고통 받는 가족이 있는 지를 파악하고, 특히 그 자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오도록 하여 따뜻하게 보살피고 중독의 특징을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을 더 잘 하기 위해서 각 교회 내에 중독전문가를 양성하여 활동하도록 하고 1년에 두 번 정도 교회 내에서 중독과 관련한 예방과 홍보 및 교육을 진행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 중독으로 인한 폐해나 부작용이 너무 클 경우 알코올 중독은 전국 각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도박중독은 도박문제관리센터 1366번, 인터넷과 게임 및 스마트폰 중독은 1899-1822번으로, 그리고 기타 중독관련해서는 거주지의 보건소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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