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 조현섭 교수-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심리학 박사

지난주에 거주 프로그램(resident programp)을 언급하였는데, 외국에서는 중독치료 프로그램 중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독주택이나 외곽 시설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작게는 5~6명부터 많게는 100여명이 3개월에서 1~2년 동안 거주하는 형태까지 다양하다. 가끔 외국의 주택이 너무 좋아 병원과 착각해 소개하는 분들이 있기도 한데, 거주 프로그램은 계획된 외출이나 직업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병원과는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중독 상태가 심하거나 가족관계가 나빠서 가족들과 분리되어 지내야 하거나장기간의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의 중독자들이 모여 중독과 관련한 집중적인 교육과 상담을 받으면서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을 하며 사는 곳이다. 직업재활도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이유는 교회에서 운영하면 좋을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기도원을 보유한 교회가 있다면 기도원 일부를 사회복귀시설로 전환하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운영금을 신청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알코올중독자를 대상으로 감나무집(남성)과 향나무집(여성)에서 이 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봄직하다.

외국의 경우, 중독의 특성상 중독의 심각성이나 중독자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고려하여 대부분 지역사회에 다양한 시설(상담센터-거주시설-중간집-쉼터-직업재활시설-자조모임: one stop service system)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편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많은 교회들은 중독상담을 하기에 적절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우선 교회 내에 10명 이내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배정하여 그곳에서 상담(개인, 가족, 집단)과 자조모임을 진행하면 좋을 듯하다.

중간집(half-way house)은 중독으로부터 회복되었지만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은 분들을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각자 생활비 일부를 지출하며 생활하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주택이나 생활이 가능한 공간만 제공하면 된다. 물론 이 프로그램도 규칙이 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그 날의 생활을 돌아보고 기도하고 계획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쉼터(shelter) 또한 중독자 가족들이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일시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 중독자를 위하여 이러한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중독으로부터의 진정한 회복은 하나님만을 오로지 섬기는 마음을 갖게 될 때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미룰 일이 아니다. 만약 교회에서 지금 당장 실행이 어렵다면 우선 자조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제공하면 좋겠다. 아직도 중독자와 중독자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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