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욱 목사(나드림국제미션스쿨 교장)

합동 총회가 100주년 기념으로 전국 노회별 기독교대안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한 이래, 꾸준히 트로이카(가정, 교회, 학교) 선교운동을 펼치면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에 기반을 둔 구체적인 대안교육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1980년대부터 한국교회 다음세대 준비를 위해 먼저 출발했던 여러 기독교대안학교와 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관계자들은 만남을 통해 학교가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요소가 학생을 가르칠 참교사라는 점에 모두 공감하였다. 교실을 마련하고, 학생들을 모집하고, 재정 준비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해결하는 것도 기초적인 문제들이기는 하나, 그보다 앞서 ‘누가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냐’하는 문제 즉 교사 준비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독대안학교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전달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한 산지식을 가르치는 존재임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다행히 총회 차원에서 교사양성을 위해 구체적인 교육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중이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이제 다음으로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는 교육내용이다. 소위 ‘신앙과 학문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제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특히 기독대안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과 연구원들에게는 영원히 탐구하며, 힘들게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등교 첫 시간에 다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찬송하며 경건의 시간을 갖고 나면, 곧바로 2교시부터 진화론과 인본주의 세계관과 철학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일반 검정 또는 국정교과서에 대해 아무런 비판도 없이 수업한다. 이런 식으로 교과목을 지도하며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형식의 교육을 과연 기독대안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독교인이 운영한다고 해서 기독교육이 아니며, 예배와 기도회를 도입했다고 해서 기독교육을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참으로 거듭난 자가, 뚜렷한 성경적 세계관으로 구성된 교과목을 지도할 때 기독교육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과학은 창조론이 기초이며, 우리의 수학은 하나님나라를 디자인하기 위한 과목이다. 사회 과목은 내 나라와 이웃나라, 타민족을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 섬겨서 하나님의 공의를 나타내는지를 가르치는 것이고, 세계사와 역사는 인간을 창조해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시는 그 분의 역사와 섭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의 음악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이웃들에게 감동감화를 주며, 우리의 미술은 하나님의 솜씨를 드러내는 예술로서 산지식이 되는 것이다. 소요리문답 제1문답에서 가르치듯이 인간의 제일 된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 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기에, 이 세상 속에서의 대안교육은 그와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여정이 바로 이 같은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세상 밖으로(Out of the World)’이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끄집어내셨듯이 세상 속에 있는 우리들을 끄집어 내주셨다. 둘째는 ‘세상 안에서(In the World)’이다. 출애굽한 백성들을 광야에서 훈련시키셨듯이, 하나님은 우리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시키시기 위해 세상 속에서 살게 하셨다. 마지막으로는 ‘세상 속으로(Into the World)’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땅 정복을 위해 여리고성으로 보내어졌듯이, 우리들도 이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세상 속으로 보내졌다.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땅을 정복했다.

위로부터 소명을 받은, 숨어있는 참교사를 부지런히 발굴하고 훈련시켜 보내자. 우리의 신학과 신앙에 맞는 교과목으로 참교육을 이루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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