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

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

2010년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초·중·고교생의 24%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위기 상태’라는 기사였다.

차명호 평택대 교육대학원장 연구팀이 교과부의 지원을 받아 2009년 10~11월 전국 81개 초·중·고교 학생 7262명을 설문조사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위기학생’은 177만9871명으로 전체 학생의 23.9%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서는 위기 학생의 비율은 전문계고가 42.1%로 가장 높고, 인문계고 31.5%, 중학교 28.5%, 초등학교는 14.3%로 상위 학교로 갈수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의 교육이 겉과 달리 속으로는 매우 황폐화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2014년 6월 21일 강원도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최전선 경계부대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사상자를 내고 무장 탈영했던 임모 병장이 자해를 시도하다가 생포된 사건이다. 이때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사단에는 관심병사가 1800명 정도 되며, 전체 병사의 20%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수치는 22사단에 특별히 집중된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이 정도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위의 두 가지 일이 전혀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잘 살펴보면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4%의 위기 상태 학생들이 그대로 자라나서 군에 입대하여 20%의 관심병사가 된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있는 군인이 오히려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군인의 20%가 관심 병사라면 그 전력 손실은 국가 안보에 너무나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관심병사가 나중에 가정을 꾸리게 되면 위기 가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을 생각할 때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일은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도 교육 기본통계자료에 의하면 2010년도부터 매년마다 6~7만명(2011년 7만 6589명, 2012년 7만 4815명, 2013년 6만 8188명, 2014년 5만 9758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그러면 왜 학생들의 학업 중단이 일어나는 지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의 자료에 의하면 해외출국(유학)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초등 84.0%, 중등 45.1%, 고등 12.5%인데 비해, 가정과 학교 부적응으로 중단한 경우는 초등 9.9%, 중등 19.5%, 고등 59.7% 등 상반된 양상으로 나타났다.

왜 우리나라에는 위기학생들이 급증하며,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지내거나 아예 학교를 등지고 떠나는 것일까?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대두된 원인과 이유들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새롭게 회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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