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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두려움이 휩쓸고 있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예방적 조치 중 하나가 ‘사회적 거리두기’다. 어쩔 수 없이 만나고 모여야 하는 사회성, 그러나 자제하자는 것이다. 가능하면 만나지 말고 서로 거리를 두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그래서 화상회의를 하고 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자제하면서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예배조차도 함께 모여 드릴 수 없게 되는 분위기다. 이렇게라도 해야 우리 사회를 지켜낼 수 있고 우리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는가?이쯤에서 그 동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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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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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인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의 (Factfulness)란 책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일깨운다. 열 가지 인간의 본능 중 네 번째로 ‘공포본능’ 사례를 제시하며 공포를 느끼는 이유, 그리고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언론의 역할 등을 매우 재밌게 다루고 있다.공포를 생산하는 뉴스들. 언론인을 먹여 살리는데 일조하는 것이 공포라고 하며 다음의 예를 든다. 2016년도에만 총 4000만 대의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했다. 치명적인 사고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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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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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발생하면 신의 저주로 여기던 시대가 있었다. 수많은 사람의 죽음 앞에서 무력했던 인간의 한계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을 바꾼 것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염성 질병의 원인임을 밝혀낸 19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나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가 의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위대한 연구를 해낸 것이다.과학혁명이라 불리던 시대에도 해결하지 못한 것을 이들의 연구 성공으로 극복해 냈고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로 인해 과거에는 곧바로 죽음에 이르던 병들을 해결했고 인간의 수명도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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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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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지려면 힘이 필요하다. 짐이 무겁다면 더욱 큰 힘이 필요하고. 그러기에 누구든 자기 힘에 맞는 적당한 짐을 져야 한다. 과도한 짐은 힘을 써볼 새도 없이 짐 진 자를 무너지게 한다. 그래서 역사학자 A. J. 토인비는 ‘중용’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자기 힘으로 충분히 감당할만한 짐을 말한다. 그런데 힘에 부치는 짐도 자주 지다보면 어느새 없던 힘이 생기고 또 힘을 많이 쓰지 않아도 질 수 있는 요령이 늘기도 한다. 노력 여하에 따라 힘은 커지기 마련이다.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은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어린아이가 가정이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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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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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살려는 본능이 있다.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단계설에 의하면 그것은 안전에 대한 욕구로 2단계에 해당된다. 사람은 죽을 위험에 빠지면 이 본능이 깨어나며 평소에 볼 수 없던 놀라운 힘이 나타나기도 한다.그러나 사람은 고귀한 존재이기에 본능만으로 살지 않는다. 그래서 본능의 다른 한 편에서는 내가 죽더라도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아름다운 본성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다움이다. 단지 이것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항상 우선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바른 가치관을 추구하며 건강한 삶을 키워가다 보면 살려는 본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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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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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대한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기에 어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를 보는 사람의 수만큼 많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 그는 눈빛이 마음에 안 들고, 말투가 싫고 또 걸음걸이가 마음에 걸린다. 왜 늘 그런 스타일의 옷을 입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또 반짝거리는 넥타이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모든 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모든 면이 다 좋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 싶었는데 결국 그 결점이 드러나서 사람이란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그러나 아무 볼 것이 없다 싶은데도 눈웃음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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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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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협주곡 나단조(cello concerto B minor)는 교향곡 9번 로 유명한 드보르작이 1895년에 작곡했다. 첼로 협주곡의 걸작으로서 많이 연주되고 있다. 이 협주곡 작곡과 관련된 이야기다. “첼로라는 악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중음역은 훌륭하지만 저음역은 붕붕거리기만 하고 고음역은 코 막힌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이렇듯 드보르작은 첼로를 좋아하지 않았다.그런 드보르작이 첼로를 위한 곡을 썼고 최고의 협주곡을 만든 것이다. 싫어하는 악기를 위해 가장 좋은 소리를 낼 곡을 쓰면서 위대한 작품이 탄생했으니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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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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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이나 잡으랬더니 왜 생각하냐구!”“생각하는 군인 오래 못간다는거 몰라?”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악의 연결선에 있는 상관이 정의롭게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고 애쓰는 부하에게 한 말이다.전범재판을 기록한 한나 아렌트의 책에는 생각하지 않은 죄가 나온다. 유태인들을 학살한 죄로 기소된 아이히만은 15가지 죄목에 대하여 자신은 오직 명령만 따랐기에 무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정리한 그의 죄는 ‘생각하지 않은 죄’였다. 명령에 대해 사람으로 해야 할 일인지 그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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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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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의 백범 김구 선생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1896년, 국모의 원수를 갚겠다며 일본인을 죽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 교도소에 갇힌 김창수. 그는 수감자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등 재소자들의 의식을 깨우다가 소장에게 핍박을 당한다. 친일적 교도소장은 김창수에게 ‘그냥 할 수 있는 것이나 하며 살라’며 그의 의지를 꺾으려 한다. 그러나 김창수는 단호했다. ‘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영화를 보며 나 역시 ‘할 수 있는 일’만 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것은 내 능력이나 취향의 범주에 갇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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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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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일은 이 손으로 한다. 놀라운 일을 해내고 또 큰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 사람의 손재주는 더욱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인체에 있어 손이 그렇게 능력이 뛰어날 수 있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볼 때도 매우 기능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 몸에는 총 206개의 뼈가 있다. 이 중 양손이 차지하는 뼈의 개수는 무려 54개라고 한다. 그 수로만 본다면 말 그대로 ‘손바닥만한’ 지체에 몸 전체 뼈의 25%가 들어있다는 것이다.손은 14개의 손가락 뼈, 5개의 손바닥 뼈, 8개의 손목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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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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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를 바꾼 작곡가 베토벤, 그는 음악을 음악으로 만들었다. 베토벤 이전의 음악은, 좀 과하게 말하자면 ‘주문 생산’ 추세였다. 왕과 귀족들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교회가 주문한 곡을 생산했다. 결혼식과 장례식 그리고 좀 고급스럽다면 미사를 위한 주문에 적절한 작품을 썼다. 지금은 아름답게 들리는 선율들도 당시는 귀족들의 파티나 사교행사의 배경음악 정도였다. 작곡가는 그렇게 곡을 썼고 연주자들은 파티 자리에 앉은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그러던 음악이 베토벤에 의해 바뀌었다. 그는 순수하게 음악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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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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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은 중국의 국가기념일이다. 일본군의 중국 대륙 진출로 벌어진 중일전쟁 시기인 1937년 말, 난징에서 중국인 30만여 명이 일본군에 의해 학살되었다. 일본은 늘 그렇듯 이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끔찍한 그 흔적까지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이날을 기념일로 정했다. 마쓰이 이와네(松井石根)가 이끄는 일본군이 난징과 그 일대에서 저지른 엄청난 학살을 잊지 말자는 의미다. 전후 극동군사재판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2개의 자선단체가 난징에서 매장한 시신이 15만5337구였고, 양쯔강에 버려진 시체들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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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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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살 ‘설리’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우울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나 되었다. 어두운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처럼 가슴 아파했다. 그런데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11월에는 29살 ‘구하라’의 슬픈 소식을 접했다.그들의 죽음을 편한 말로 우울증 때문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 우울함은 누가 안긴 것일까? 그것이 우리 사회의 민얼굴일지 모른다. 남이 잘되는 꼴(?)을 보기 힘들어 하는 사회상, 조금만 흠을 보이면 후벼 파고 아픔을 확대 재생산해내는 능력을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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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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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현교회가 분립 개척한 평양 산정현교회 초대 담임목사(1906년)는 편하설(Charles F. Bernheisel) 선교사였다. 그 후에도 한동안 협동목사로 섬기면서 교회를 든든히 지켜준 사역자이다. 숭실대학교 철학교수이기도 한 그는 1919년 평양 3·1운동을 주도했던 산정현교회 담임 강규찬 목사가 옥고를 치를 때는 설교를 맡아 교회를 감싸 안은 채 위로해주었다. 105인 사건에서 2년간 옥고를 치를 정도로 민족을 사랑한 강규찬 목사 곁에서 든든히 힘이 되었던 선교사가 편하설이다.또 1936년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주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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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문
2019.11.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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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를 넘나드는 고열로 의식을 잃고 헛소리를 한다. 길면 2~3일, 짧게는 24시간 만에 숨을 거둔다. 시신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에 흑사병으로도 불린다. 14세기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페스트의 증상이다. 1340년대 유럽에서 2000~3000만명, 유럽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죽었다.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보여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트 까뮈가 1947년 이것을 ‘페스트’라는 작품에 담았다.최근 중국의 페스트 발병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700년 전 소멸된 것으로 생각한 페스트의 부활. 충격 속에 그 스토리를 다시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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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문
2019.11.20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