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전염병이 발생하면 신의 저주로 여기던 시대가 있었다. 수많은 사람의 죽음 앞에서 무력했던 인간의 한계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을 바꾼 것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염성 질병의 원인임을 밝혀낸 19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나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가 의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위대한 연구를 해낸 것이다.

과학혁명이라 불리던 시대에도 해결하지 못한 것을 이들의 연구 성공으로 극복해 냈고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로 인해 과거에는 곧바로 죽음에 이르던 병들을 해결했고 인간의 수명도 크게 늘어났다.

그렇게 하면서 인간은 더 이상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시대가 열렸다. 계속 이어지는 의학 및 기술 등 첨단 과학의 시대로 인해 우주의 일부까지 인간의 손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광대한 우주 공간 곳곳이 인간 지성의 영역이 된 것이다. 19세기와는 비교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의학적 측면만 보아도 그 비약적 발전은 인간의 능력이 못할 것 없다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정말 인간 이성의 힘은 불가능이 없을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지금 우리 세상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작은 바이러스 앞에 쩔쩔매고 있다. 경제대국이나 과학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엄청난 충격으로 흔들거리고 있다. 모두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교회의 예배조차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고 신앙 활동 전반이 제한 받고 있다. 예배당 폐쇄라는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고, 예배를 드린다 하더라도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경우는 절반도 참석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통해 다시 한 번 똑똑함을 자부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온 몸으로 느끼며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 나는 얼마나 교만했으며 큰 소리치고 살았는지 정신이 들게 한다. 더욱이 하나님을 믿을 뿐 아니라 목사라는 자부심이 더욱 교만에 빠지게 한 것은 아닐지.

기도하면 다 되고 믿음으로 밀고 나가면 문제없다는 태도가 신앙이 아닌 교만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무릎 꿇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메시지가 매우 선명하고 귀에 다가온다. 그 소리가 나의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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