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이름은 자유입니다〉(홍정길/크리스챤서적)

"I AM WHO I AM."

자신을 파송하시는 분을 누구라고 말할지를 묻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출 3:14). ‘이다’와 ‘있다’가 분명히 구별되는 우리말로는 번역하기조차 까다로운 말씀이다. 우리 하나님의 성호는 히브리어 'hy:h;'(영어의 be에 해당)에 어원이 있다. 그 존재하심 그대로가 하나님의 성호인 셈이다. 개역성경이 ‘스스로’라는 부사를 넣어 설명할 수밖에 없었을 이유다. 신학적 반추보다 직관적 험득(驗得)이 하나님의 성호 앞에서 우리를 깨어나게 한다. 저자는 '스스로(自) 계신(由)' 하나님의 이름을 ‘자유’로 험득했다.

또한 한글 성경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는 간절함으로 지적 과정을 거쳤다. 1908년 한국어 최초의 출애굽기 쪽 번역서에는 ‘자연히 있는 자’라고 번역했던 것과, 개역성경까지 ‘영원자존자(永遠自存者)’로 번역했고, 1956년의 개역한글 성경 이후로 ‘스스로 있는 자’로 번역하였음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자유(自由)’라고 인식함은 설득력이 있다.

역사를 시간의 종과 세계의 횡으로 펼침은 저자의 연륜과 풍부한 식견이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을 동반하며 첫 인류가 오용한 자유의 책임을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감당하셨고, 그 진리의 주님을 알면 참된 자유를 얻는다는 약속으로(요 8:32) 우리가 자유자임을 각성시킨다. 자유를 성취한 교회가 세계를 변화시킨 역사도 설파한다.

홍승영 목사(장지교회)
홍승영 목사(장지교회)

이 책은 자유이신 하나님을 주제로 한, 자유민주주의를 겨우 30여 년 경험한 조국 교회를 설복시키는 세 편의 설교다. 성도들에게 복음주의 한국교회의 역사적 소명을 일깨운다. 목사에게는 ‘역사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조를 어떻게 설교하는 것인지를 기적처럼 보여준다.

톨스토이는 많은 양의 독서보다 짧더라도 좋은 글의 독서를 강조했다. 딱 손바닥만 한 이 작은 책은 우리 몸의 생각하는 기관만큼이나 소중하다. “하나님의 형상을 입었다는 것은 선행을 많이 하는 것, 참을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성품적인 변화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자유’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목회의 많은 부분이 새로워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목회자들에게 1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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