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산티아고 노인은 목숨을 걸고 물고기와 싸우면서 이렇게 외친다.

“인간은 파멸 당할 수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는다!”

이 한 줄의 문장을 붙들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파멸과 패배. 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한자를 찾아봤다. 파멸은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하지만 패배(敗北)는 ‘패하여 도망한다’는 뜻이 있다. 사람의 능력과 관련한 의미다. 인간은 실패할 수 있고 전쟁에서도 언제든 질 수 있다. 하지만 패배의 ‘배’(北)는 매우 안 좋은 뜻이 있다. ‘등을 돌리고 달아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패하면 다시 배우고 도전하면 된다. 패한 것이 루저가 아니라, 아예 도망치는 것이 루저의 모습이다. 따라서 패할지언정, 배는 하지 않아야 한다. 달아나지만 않으면 된다. 달아나면 진짜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고명환 작가·개그맨, 배우​​​​​​​​​​​​​​​​​​​​​·‘메밀꽃이 피었습니다’ 대표
고명환 작가(개그맨, 배우·‘메밀꽃이 피었습니다’ 대표)

요즘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는 것이 분명 어폐가 있는 일임에도 〈노인과 바다〉라는 책을 소개한 이유가 그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산티아고 노인처럼 사자의 꿈을 꾸자! 파멸은 하나님의 영역이나 패배는 사람의 영역이다. 연약한 인간이라 패하고 떠날 수 있다. 하지만 탕자처럼 돌아올 결심, 회복할 마음만 있으면 된다. 돌아오면 아버지의 잔치가 준비돼 있지 않은가. 다시 일어설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노인과 바다〉의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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