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본회퍼〉(에릭 메택시스·포이에마)

본회퍼는 신학적 천재다. 그는 39세로 인생을 마감했는데, 그의 책들은 시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읽히는 명작으로 남아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본회퍼에 대한 완전한 전기이다. 39년의 삶을 무려 8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정리했다.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영웅적 모습을 함께 그려 놓았다. 그가 신앙인으로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강도사 시절 스페인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위대한 신학자가 아닌 순박한 주일학교 강도사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나치독일의 탄압 속에서는 민주투사의 모습을 보였고 1943년 나치에 체포돼 교수형을 당하는 순간에는 윤동주 시인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우리에게 ‘제자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제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본회퍼는 자신의 온 삶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늘 값싼 은혜에 대해서 강하게 질타했다. 죄 고백 없는 성만찬, 회개 없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설교, 예식을 무시하는 세례, 회개 없는 면죄의 확인 등 그의 비판은 신랄했다. 그는 평생 값싼 은혜를 거부하며, 결코 쉽지 않은 제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위대한 신학자인 본회퍼는 신학을 머리와 가슴으로만 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나치 정부의 부당함에 저항하며 신학과 신앙의 양심으로 살았다. 몇 차례 피할 길이 있었음에도 독일을 떠나지 않고 저항 세력의 중심에 있었다. 히틀러 암살계획에도 가담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의 결과로 수감생활을 했고 독일 항복 한 달 전인 1943년 4월 9일,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디트리히 본회퍼〉는 우리에게 찬송으로 잘 알려진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한다. 그가 감옥에서 인생의 마지막 해를 맞으며 쓴 시다. 그의 시는 감옥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평화롭다. 절망 속에서도 주님의 선한 능력을 기대하는 그의 믿음은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다.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제자로서 살고자 한다면, 입이 아닌 삶으로 드리는 고백을 보기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을 마주하면 그 두께에 용기가 필요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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