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의 시대> (팀 마샬 저 바다출판사)

최근 <지리의 힘> 1, 2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팀 먀살(Tim Marshall)의 다른 작품이다. 이 책은 장벽이 만들어내는 나비효과가 어떤 것인가를 가장 실감나게 보여준다. 

지구상에 국경을 따라 세워진 수많은 장벽들이 있다. 그 장벽들은 단기간에 보면 집단의 안전을 담보해주는 것 같지만 긴 역사의 시각에서는 장벽 안과 밖의 집단 모두에게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파한다. 물리적 안전을 바라는 수축의 의도와는 달리 장벽의 내외부에서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김병로 박사(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 교수)
김병로 박사(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 교수)

한반도에 그어진 휴전선도 평화의 방편이었으나 70년 만에 거대한 장벽으로 바뀌고 말았다. 북한은 장벽의 나비효과가 어떤 파국적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국가적 역량을 동원한다 해도 담을 쌓고 다른 세계와 소통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역동성과 창의력이 상실돼 발전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대한민국도 지금까지는 세계와 소통하며 성공적으로 나라를 운영해 왔으나 최근 여러 면에서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쟁의 상처와 원한으로 북쪽으로 쳐놓은 휴전선 장벽을 거두기 힘들어하는 한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를 이 책은 명확히 보여준다. 모든 차별의 장벽을 허무는 것을 ‘평화’라고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