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한 목사(대율교회)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림은 각자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연출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 기다림은 우리의 분신처럼 마음의 집에 존재한다. 이미 수없는 기다림의 처음과 과정, 그리고 끝의 결과를 체험으로 잘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기다림 속에 살고 있음은 기다림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이는 사람의 미래를 반영하는 예측 감정이 담겨있는 당김의 잔상인 희망과 두려움이 절묘하게 엉켜있음이다.

기다림은 언제나 양면의 날과 같이 형통과 곤고함의 결과물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제공한다. 처한 환경에 담긴 기다림은 단회성과 연속성의 선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단회성의 기다림은 회한의 아픔을 남기지만, 연속성은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의미에서 희망이 된다. 이런 공존이 사람으로 하여금 기다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 인생에 있어 이렇게 중요한 기다림도 허울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한마디로 기다림은 헛된 허망함을 주는 까닭이다. 그래서 기다림에 선 경험이 있는 어른들은 기다릴 때가 좋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인생의 중요한 때와 관계된 기다림 후, 다가온 기분은 잠시 잠깐이라는 얻어진 감정의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이 일에 대해선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렇게 소망했던 일, 관계, 물건 등 이미 획득한 것에 대해 누린 짧은 순간의 환희와 이내 찾아오는 허망함과 씁쓸함으로, “이것을 위해서 그토록”이라는 일성을 지르게도 한다.

기다림의 소망이 온전함으로 다가오기 위해 때가 되면 맞이할 그날을 위해 애씀보다 ‘오늘’이라는 시간에 집중하자. 오늘에도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이 순차적으로 공유된 것이라, ‘지금’의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지금은 내가 호흡하며 살아 의식하는 순간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내게 주어진 것이며,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완성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살며 행하는 일에 감사하자. 아직 결과가 주어지지 않은 훗날의 결과를 갈망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실체를 인지하는 순간의 시간에 충실하면 놀라운 기적의 은혜가 채워진다.

지금이라는 오늘의 시간에 나는 내게 주어진 모든 일에 대해 감사함으로 즐기며 지낸다. 정확하게 인식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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