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아름다운 만남과 이별
[목회칼럼] 아름다운 만남과 이별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 김병국
  • 승인 2021.04.06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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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한 목사(대율교회)
배용한 목사(대율교회)

각양의 꽃이 만개하고 있는 봄날에 심한 맘앓이를 했다. 최근 연이어 세 분의 귀한 성도님들을 떠나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나에게 분신과 같은 원로장로님께서도 하나님 부르심을 받으셨다. 장례 일정을 마치고 장로님과 함께했던 날들을 회고하면서 힘든 마음을 추슬러 본다.

대율교회에 부임해 첫 주일예배를 위해 교회에 도착하니 장로님께서 현관 앞에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예배 후 점심식사 시간에도 내 곁에 앉아서 이런저런 대화로 낮선 환경의 긴장감을 풀어주셨다. 이후 매주일 점심식사 시간에는 항상 맞은편에 앉으셔서 한주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고향을 사랑하셨던 장로님은 오랜 세월 고향에 소재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고향 대율교회에서 장로 장립을 받고 원로장로에 이르기까지 직분을 충성되이 감당하셨다.

사셨던 곳이 대구 효목동이라 고령임에도 매주 운전을 해서 부인 권사님과 예배를 드리러 오셨고, 때로는 토요일에 오셔서 주무시고 주일을 지키셨다.

연세가 있음에도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교회를 섬기면서 한글학교 교사, 장로합창단, 기드온 협회, 학원복음화협의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면서 이른바 ‘노인행전’을 펼쳐나가다 삶의 행보를 멈추게 한 순간이 찾아왔다.

작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홀로 강변에서 산책을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상태를 진단한 결과, 우심방 하단에 생긴 혹 때문에 피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증상이었다.

수술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 서울 소재 종합병원에서 수술하기로 가족들은 결정을 했다. 수술 일정을 앞두고 잠시 퇴원하신 장로님은 고령의 나이로 수술해야 하기에 수술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서인지, 오랜 세월 정들었던 성도들이 보고 싶어서 주일예배에 나오셨다가 귀가하셨다.

수술 후에 장로님은 정든 집과 교회로 오시지 못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후 겨울이 지나갈 무렵, 장로님은 “따뜻한 봄날에는 퇴원해서 교회에 가고 싶습니다”라는 희망을 내게 전하셨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이른 아침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제는 이 땅에서 함께하지 못하지만 장로님께서 남겨두신 믿음의 흔적과 동행하면서 짧은 지면으로 압축시킨 그분의 삶의 복기를 갈무리한다. 그분은 고 진창근 장로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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