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석 목사(비전교회)

채이석 목사(비전교회)
채이석 목사(비전교회)

‘권사’는 한국교회가 필요에 따라 세운 자랑스러운 직분이다. 간하배 교수님이 한국 선교를 마치고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교수로 계실 때, 교회론 강의시간에 한국교회의 권사를 소개하신 적이 있다. 교수님은 미국 학생들에게 “한국교회에는 권사라는 직분이 있다”고 하시면서, 칠판에 ‘Kwonsa’라고 적으셨다. 요즘으로 하자면 한국이 자랑하는 K-Pop, K-푸드, K-뷰티 등과 같이 한국교회의 자랑인 ‘K-권사’를 소개한 것이다.

헌법은 권사를 심방하는 일과 함께 “병환자와 환난을 당하는 자와 특히 믿음이 연약한 교인들을 돌보아 권면하는 자”라고 정의한다. 늘 기도하는 일에 앞장서고, 영적인 일에 스승처럼 믿음이 연약한 교인들을 말씀과 기도로 권면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권사를 ‘권할 권(勸), 스승 사(師)’로 구별하는 것 같다.

중직(重職)이 다 성도들을 심방하고 위로하고 믿음을 권하는 일을 하는 직분이다. 하지만 특별히 권사는 그런 일뿐만 아니라, 기도에 있어서는 스승처럼 앞장서 헌신의 본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 이름이 잘 드러내 주고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매일 고단한 사역을 하셨지만 늘 기도의 본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주(主)님으로, 스승(師)으로 따랐던 것이다. 힘든 일이라도 한두 번은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평생 삶으로 본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목사(牧師)가 어렵고, 교사(敎師)가 어렵고, 권사(勸師)가 어려운 것이리라.

몇 달 전 교회에 중직선거가 있을 때 성도들에게 기도로 준비할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전처럼 모여서 기도할 수가 없었다. 그때 권사님들이 자발적으로 릴레이 기도를 시작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권사님들이 중심이 되어 기도의 네트워크가 풀가동되어서 오히려 현장에서 하던 기도회보다 더 많은 분들이 기도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은혜 중에 중직자 선거를 마치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마다 무릎이 아픈 권사님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도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권사님들이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교회를 섬겨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권사님 만세!”라고 마음으로 외쳐보는 것이다. ‘만세(萬歲)’라는 말은 경축의 의미와 오래오래 살기를 축원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 권사님들 모두 기도의 무릎이 튼튼하셔서 평생토록 건강한 모습으로 기도의 자리를 지켜가시길 소원해본다. “권사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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