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송의 교회음악 이야기] 시편 찬송에 대하여
[하재송의 교회음악 이야기] 시편 찬송에 대하여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8.12.07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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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교회음악과 교수>

시편(Psalms)은 기독교의 가장 오래된 찬송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찬송가’라고도 지칭되는 시편은 모세로부터 시작하여 약 1000년에 걸쳐 기록되었으며, 150편 중 약 절반은 다윗의 시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시편은 유대교 예배에서 정규적으로 노래했으며, 시편 전체를 암송하는 유대인들도 많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그렇게 시편을 늘 암송하고 계셨기에 말씀 가운데 시편을 종종 인용하셨다. 마태복음 21장 16절, 27장 46절과 마가복음 12장 10~11절, 36절 등은 그와 같은 대표적인 예들이다.

유대인들의 찬송이었던 시편은 초대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대부분 유대인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독교인의 노래가 되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새로운 찬송들을 초대교회 안에서 노래하기도 했지만, 시편은 여전히 초기 기독교 찬송 중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는 바울 사도가 당시 교회 안에서 불렸던 노래들에 대해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엡 5:19, 골 3:16)라고 언급한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여기에서 ‘시’는 물론 시편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초대교회 이래 기독교 예배에서 시편을 노래하는 것은 항상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로마 가톨릭 교회가 라틴어를 사용하게 되고 예배도 사제 중심으로 드리게 됨에 따라 일반 회중들은 점차 예배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찬송에서도 멀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예배가 의식화되고 회중찬송이 상실된 상황 속에서 중세 교회의 영적인 암흑은 짙어져만 갔고, 16세기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된다.

종교개혁자들은 중세 시대에 잃어버린 회중찬송을 회복하고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칼빈은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종교개혁 정신에 따라 예배 중에는 오직 시편만을 자국어(自國語)로 노래하기를 원했고, 그 결과 시편가(psalmody)라는 소중한 교회음악 장르가 확립되었다. 칼빈은 시편가 제작을 위해 당시 궁정시인이었던 마로(Clement Marot)에게, 그리고 그의 사후에는 베자(Theodore de Bèze 또는 Beza)에게 시편을 노래하기 좋게 운율화하도록 했고, 부르주아(Louis Bourgeois)에게는 운율화된 시편에 곡을 붙이도록 했다. 그리하여 20여 년간 작업한 결과 1562년 <제네바 시편가집(Genevan Psalter)> 최종판이 발간되었다.

칼빈이 주창한 시편가는 그 후 1800년 전후 찬송가(작가들이 쓴 찬송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회중찬송의 주류로 대치되기까지 약 250년 간 유럽과 미국 대륙에서 열정적으로 불렸다. 그리고 찬송가에 이어 소위 ‘찬양과 경배’ 곡이 회중찬송으로 전 세계 교회에 확산되어 있는 지금도, 시편 찬송은 여전히 유럽과 미국의 적지 않은 개신교 교회에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개신교는 종교개혁의 중심적인 교회음악 전통인 이 시편 찬송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 이는 현행 한국찬송가에 <제네바 시편가집>에서 온 찬송이 단 2편(1장과 548장)밖에 실려 있지 않다는 사실이 웅변적으로 말해 준다. 심지어 <날 구속하신>(548장)이라는 찬송은 현행 찬송가에 수록되어 있는 유일한 칼빈의 찬송임에도 불구하고 장로교회에서조차 거의 불리지 않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서 시편 찬송의 한 방법인 ‘시편 교독’도 우리나라 개신교 예배에서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찬송은 모두가 공감하듯이 기독교인들의 신앙 형성과 성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소위 개혁주의 신앙을 추구하는 우리는 칼빈이 20여 년에 걸쳐 필생의 과업으로 확립한 이 시편 찬송부터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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