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고 장기려 장로 추모예배를 드렸다. 1995년 성탄절 아침에 천국 가신 그분의 삶을 잇자는 의미로 매년 하는 일이다.지금도 생생한 기억. 성탄절 새벽예배 후 부음을 들었다. 그분이 섬기던 서울대병원의 장례식장에서 송별했다. 서울 백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뵈었던 얼굴이 생생했다. 따뜻한 목소리로 젊은 목사를 격려하시던 그분을 그렇게 떠나보낸 지 27년이다. 교회 부임 후 첫 성탄절에 맞은 일이기에 더욱 잊지 못한다.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 왜 하필 성탄절 아침일까? 아마 그분이,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의미와 삶을 가장 잘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36만명 정도로 줄어드는 등 한국사회가 본격적으로 축소사회로 접어들었다. 단기간에 인구가 줄어들거나 그런 현상으로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이상 징후를 축소사회라고 한다. 올해 3분기 출생아는 5만6794명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7381명, 11.5%가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명 감소했다. 이러다가 출산율이 0.6명대로 접어드는 위기가 닥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급격한 인구 감소는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출산율의 급감과 학령인구 감소, 그리고 일부 지역의
2023년이 보름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올해는 코로나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어 예배나 모임만으로 볼 때 코로나팬데믹 시대 이전으로 거의 돌아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규모 선교대회, 교회별 수련회, 선교여행도 예년수준으로 회복됐다. 코로나팬데믹의 여파로 중소형 교회들이 피해를 당한 반면, 대형교회들은 오히려 성도 수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는 장기간 어려움이 변함없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교회들이 올라인(All-Line) 활동을 강화하는 쪽으로 목회방향을 잡은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대형교회들은 미디어 장비나 인력 배치에
대화형 인공지능이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관련 도구로는 OpenAI의 챗GPT, 구글의 Bard 등을 들 수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일상어로 입력한 질문의 의미를 파악해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정연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다.짧은 시간 동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로 몰렸다.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무료 프리뷰를 출시 후 불과 5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에 도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컴퓨터 공학처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분야뿐 아니라 사회학, 교육학, 철학, 신학 분야에서도 논의가 폭발적으로 이
우리 사회 출산율의 하락추세는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은 2023년 3분기 인구동향을 발표하면서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고 보고했다. 2018년 0.98명으로 합계출산율 1명이 무너진 이후 불과 5년 만이다. 2001년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에 머무는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하면서부터 우리 사회는 출산을 촉진하는 정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합계출산율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일-가족 양립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출산의 중요한 해법이라고 보고 보육시설 확충, 양육비 지원, 아동
한 해를 정리하느라 분주한 12월이다. 이런 때 본지 등에 교역자 청빙 광고가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연말이면 일어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교역자 이동이다. 떠나가는 이들과 들어오는 이들로 희망도 생기지만,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다. 일반 직장에서는 근무 1년도 채우지 않고 옮기려는 이들을 채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그것이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1년도 채우지 않고 11월 등에 다른 교회
미국 뉴욕시에는 센트럴 파크가 있다. 이름 그대로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구에 자리한 거대한 공원은 여의도 넓이에 근접한 3.41km²나 된다. 독립 국가인 모나코보다 크다고 한다.그 공원 안에는 기독교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의 연못이 있다. 바로 ‘베데스다’ 못이다. 천사의 형상도 있다. 마치 그 못이 도심에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그런데 그 넓은 땅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빽빽하게 들어찬 고층빌딩이 가득한 맨해튼에, 경제적 논리로는 그 비싼 땅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 만
12월이면 언제나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열심히 살았노라고 하지만 딱히 해놓은 것은 없이 그냥 한 해가 지났기 때문이다. 막연한 덧없음 속에 인생은 그렇게 또 흘러가리라는 패배감마저 찾아든다.사람들은 이런 패배감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보다. 성탄을 알리는 트리의 불빛과는 부조화하지만, 술과 파티로 연말을 보낸다. 독주(毒酒)를 마시며 지난 시간들을 망년(忘年)해 보려고 한다. 물론 그런다고 모든 것이 잊혀지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소망들을 가져보는가 보다.독주라는 단어, 참 재미있다. 그 뜻이 참으로 많다.
1998년 8월 8일은 내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처음 만난 날이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 없이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탕자처럼 돌아온 나를 예수님은 구원해 주셨고 영생을 주셨다. 그 구원의 감격을 이기지 못해 신학을 시작했지만 말씀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하루 종일 성경만 읽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신대원 선배의 강권으로 가게 된 중국 연길의 한 허름한 아파트. 하나님께선 그곳에서 내 목회 인생을 송두리째 걸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다.그 아파트 안에는 여섯 명의 탈북자들이
사람들은 연대와 소속감을 필요로 한다. 누구와도 섞이지 못하는 사람은 집단의 눈총을 받거나 심지어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곤 했다. 반대로 탄탄한 인맥은 생존경쟁에서의 승리나 출세의 지름길이 됐다. 여전히 혈연 지연 학연 같은 것들이 맹위를 떨치는 건 그 같은 이유에서다.그러나 이 같은 연대와 소속감이라는 것이 배타적인 성격을 띠거나, 더 큰 공동체를 아우르지 못할 때는 심각한 병폐가 된다.요즘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을 통해 새삼 조명되듯, 사적인 친분으로 얽힌 관계가 공공의 영역으로 침범해 국가의 질
한국교회는 매년 12월 둘째 주일을 성서주일로 지킨다. 성서주일을 맞아 우리나라 성경보급의 현황과 사역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 싶다.대한성서공회는 올 한 해 약 360만 부의 성경을 95개 나라 143개 언어로 제작 보급했다. 여기에는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지진 등 재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등이 있다. 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성경을 구할 수 없는 68개 국가가 포함돼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 큰 시련과 가난 속에 고통 받는 나라들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보내는 일을 게
교단 산하 단체인 전국남전도회연합회(이하 남전련)가 신문을 발행하겠다고 해서 교단에 충격을 주고 있다.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전련은 지난 9월, 43회기를 시작하면서 신문 창간을 준비했고 오는 12월 12일 창간호를 전국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른바 로 명명된 남전련 신문에 대해 일부 남전련 임원진은 자체 소식지라고 변명하지만 실상은 다르다.지난 11월 24일 열린 남전련 실행위원회에서 신문의 정체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때 남전련 관계자는 “신문에는 남전련 소식뿐만 아니라 전국여전도회연합회,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지난 11월 17일 본 교단 총회임원들이 통합 측 총회임원과 연석회의를 가졌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회합을 가진 후 공동성명서를 냈다. 공동성명서는 ‘한국교회여 일어나라!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에서 보듯, 매우 역동적으로 교회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이미 제108회 총회는 ‘교회여, 일어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는데 통합과의 연대에서도 같은 의미의 선언을 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를 향한 이 시대의 요구이자 교회의 분명한 목적을 설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주님은 세상을 일으키고 생명력을 부
지난 주간에 일본을 다녀왔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소속된 일본 교단 대표 목사 추모 기념예배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천국 가신지 3주년을 기해 코로나 시국에 하지 못한 추모행사였다. 우리 교회는 2006년에 일본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교회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교사를 일본으로 보낸 것이다.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당시 100주년 기념선교사라는 의미로 인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본으로의 파송을 결정했다. 한국교회사에 매우 선명하게 남은 교회의 수난사에서 산정현교회는 더욱 두드러진다. 일제로부터 고난을 겪던 중 모진
최근 모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암암리 퍼져나가는 마약중독의 문제가 다시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연예인들이나 유흥업소 관련자들과 같이 특수직업군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현재는 일반 직장인, 주부, 대학생들 사이에도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심지어는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류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단속된 마약류 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작년 한 해와 같은 1만8000명 대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