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왜 중요할까. 글로만 연애를 배운 이들은 아무래도 사랑에 서투를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을 수술하는 의사가 실습경험이 전혀 없다고 상상해보라. 현지답사를 다녀온 지리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의 수업 전달력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그 먼 곳까지 이동해 성지순례를 하는 것은 그곳이 바로 성서의 현장이기 때문이며, 이미 오래 전에 고대 언어가 되어버린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힘들게 배우는 것도 그것이 성경의 원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지순례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고대 언어 학습은 지극히 전문적인
제주에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한 ‘라파의 집’이 있다. 이곳은 신부전 환자를 위한 신장 투석을 제공해 평균 이틀에 한 번꼴로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제주를 드나들 수 있도록 귀한 섬김을 감당하고 있다. ‘라파의 집’이 문을 연 지 17년, 현재 이곳은 재정 악화로 인해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폐쇄의 위기와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 속, 직원들은 오늘도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해 자리를 지킨다. 잎사귀에 이슬이 채 마르기 전인 이른 아침, 간호사들이 아침부터 분주하다. 곧 신장 투석을 받을 환자
프랑스-엑상프로방스 음악 축제프랑스에서는 3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17일간 제11회 부활절 축제(Festival de Pâques)가 엑상프로방스 대극장 어도비 스톡(Adobe Stock) 등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에는 대규모 실내악 공연과 무료 콘서트, ‘아티스트와의 만남’ 살롱, 6~10세 어린이를 위한 바이올린 워크숍, 병원과 학교에서의 나눔 공연 등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클래식 음악 공연과 일반인들이 클래식 음악을 보다 쉽게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특별히 3월 23일에는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하나님의 독생자 (찬송가 171장)20세기 미국의 복음 찬송가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인 이 찬송은 원래 ‘살아계신 주’(Because He lives)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왔고, 지금도 애창된다. 그런데 한국 찬송가의 가사는 영시 원문과 상당히 다르다. 특히 2절은 너무 달라 도저히 번역 가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1절과 3절, 그리고 후렴 역시 원문이 전달하는 부활의 벅찬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시인은 각 연과 후렴의 마지막 행에서 ‘예수님이 살아계신다!’고 외치며 연달아 감탄부호를 사용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주옥
부활의 기쁨을 마음껏 나누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회는 눈물과 위로로 곁에 섰다.기독시민단체들이 연합해 4월 9일 서울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곳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곳으로, 올해 연합예배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고난받는 이들로 선정하고 이들과 연대했다. 400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자리해 마음을 함께했다.이날 예배에서 찬양을 인도한 브라운워십은 ‘생명이 돋아나고 사랑은 피어나네 꿈을 꾸자 희망을 놓지 말자’라는 가사로 위로를 전했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김
“빚을 빛으로!”‘고난 함께’를 주제로 한 부활절연합예배가 인천에서도 열렸다. 작은 교회들이 함께 준비한 고난함께인천연합예배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이진오 목사·이하 고난함께인천)는 가정경제의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했다. 과도한 빚으로 가정 해체의 위기에 놓인 이웃의 아픔에 지역교회들이 함께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파를 초월한 12개의 작은 교회들(기장인천·낮은숲·민들레·소망이풍성한·세나무·예사랑·인천풍성한·작은자들의·중부제일·프리즘·하늘·해인교회)이 뜻을 모아 9일 오후, 인천 하늘교회(최광열 목사·예장대신
금산군 진산면 삼가리로 들어서는 도로 초입에 ‘월명동 수련원’ 안내 비석이 놓여있었다. 정명석의 글씨체로 쓰여진 비석은 컸지만 을씨년스러웠고, ‘이제부터 긴장하라’는 경고를 던지는 듯했다.월명동 수련원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인 정명석의 생가를 성역화해 놓은 곳으로, JMS 신도들은 1990년대 초부터 수련원이 위치한 진산면으로 대거 이주해왔다. 자연히 지역 교회들과의 영적 싸움이 치열했고, 월명동 수련원과 가장 가까운 교회 중 하나인 삼가교회(김두호 목사) 역시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 일에 고군분투해 왔다.“JMS가 이 일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기독 NGO 하이패밀리(대표:송길원 목사)에 거대한 말씀의 벽(펼침 230409001, 전병삼작)이 세워졌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권 내용을 정사각 패널 6770장에 새겨 연결해놓은 것이다. 말씀을 담은 20x20cm 짜리 스테인리스 패널 한 장 한 장이 길이 82.6m 높이 5.8m의 말씀의 벽으로 새롭게 태어났다.하이패밀리 랜드 마크인 ‘청란교회’ 언덕에서 1시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거대한 은빛 장벽이 시선을 끈다. 어떤 이들은 큼직하지만 단조로운 색을 보고 금세 고개를 돌릴지도 모른다.그러나
법성항은 온통 말린 참조기로 가득하다. 사람들도, 하늘 위 갈매기들도 이 짭짤하고 쫄깃한 생선을 맛보고자 끊임없이 포구로 모여든다. 고려시대 권력을 잃고 영광으로 유배된 이자겸이 자신을 내친 임금에게 이 생선을 진상하며, 비굴하게 꺾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掘非)라는 두 글자를 동봉한 것이 그대로 이름으로 굳어졌다. 바로 유명한 영광굴비 이야기다.1950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 이 일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굴비처럼 서로 엮인 채 어디론가 끌려가는 풍경이 반복되었다. 끌려간 이들 대부분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야산
“교회가 너무 조용해요. 그리스도인들은 약자의 편에 서서 진리를 외쳐야 하잖아요. 내 일처럼 느끼시긴 어렵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이 있다더라’ 정도만이라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청년들의 목소리를 절대 외면치 않으시기를 부탁드려요.”이태원 참사 발생 150일을 며칠 앞두고 열린 희생자 유가족과 그리스도인들의 대화 자리에서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한 고 김의진 씨의 어머니 임현주 씨는 교회를 향해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을 끄지 않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믿는 자들로서 이태원 참
완연한 봄, 다시 마스크 없는 부활절을 맞고 있다. 대면으로 만나는 부활절의 ‘부활’. 이제 어디서든 부활의 의미를 전하고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울타리를 넘어 이웃을 만나는 절기로, 마음을 전하는 부활절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작아도 울림 있는, 소소한 방법들을 소개한다.행복한 달걀 세례부활절 상징과 같은 이벤트는 단연 ‘삶은 달걀’이다. 바람직한 부활절 달걀은 내수용을 넘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데 있다. 3년 전처럼 이웃에게 달걀을 건네며 부활의 기쁨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교회 곳곳에서 움틀 것이다.한동안 ‘금란’이었던 달걀 가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첫 장에서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분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청지기적 사명을 명하셨다. 고난주간을 맞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던 아름다운 세계를 회복하기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특별히 기독교환경교육센터가 예장합동 산하 교회들을 위해 제공한 ‘지구와 마음을 잇는 고난주간 탄소금식’ 운동 방법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인터뷰] 유미호 센터장 “생명의 길을 선택합시다”“예수께서 고난 받으신 고난주간에 하나님께서 청지
과거의 일만 역사가 되는 게 아니다. 5·18 IMF 천안함 세월호처럼 우리 당대에 벌어졌거나 앞으로 진행될 일들 또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남는다. 무려 3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쓸었고, 지금도 우리 곁에 도사리는 코로나19 또한 온 인류의 기억에 생생히 새겨질 것이다.대한민국에 팬데믹의 서막이 열리던 시기, 그 직격탄을 처음 맞은 대구·경북지역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기억에서 헤어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신천지 발 감염확산 사태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이들이 가까운 이들을 잃거나 서로 격리되는 공포를 남들보다 앞서
처음 듣고는 ‘고난’이라는 말에 이보다 적합한 인물이 있을까 싶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사가 이렇게 아픔의 연속일지, 하나님께서 너무 하셨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렇다면 잘못 찾아온 것”이라 말한다. 자신은 ‘행복’과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너무 많은 은혜와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고난주간, 기독신문이 만난 인물은 어느 누구보다 하나님 안에서 풍성한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고난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성경인물이 있다. 자식을 잃고 재산을 잃고 건강마저 잃은 욥이다. 여든두 살의 한 은퇴목사
부활은 온 인류의 기쁨이자 소망이다. 다만 부활의 기쁨을 맞기까지 인류를 위해 골고다언덕을 오른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발걸음을 기억해야 때가 바로 지금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교회와 성도가 직접 참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행사를 소개한다.▲청현재이캘리그라피 말씀깃발전전망대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고지대에 자리한 수원제일교회는 웅장한 예배당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이 잦아드는 경우가 드물다. 덕분에 교회 앞마당과 주차장에 설치한 말씀깃발이 유난히 펄럭거렸다.바람에 휘날리는 성경구절에 애써 눈을 맞추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