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미국 뉴욕시에는 센트럴 파크가 있다. 이름 그대로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구에 자리한 거대한 공원은 여의도 넓이에 근접한 3.41km²나 된다. 독립 국가인 모나코보다 크다고 한다.

그 공원 안에는 기독교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의 연못이 있다. 바로 ‘베데스다’ 못이다. 천사의 형상도 있다. 마치 그 못이 도심에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 넓은 땅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빽빽하게 들어찬 고층빌딩이 가득한 맨해튼에, 경제적 논리로는 그 비싼 땅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원보다 아파트를 더 많이 짓고 싶은 욕구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에게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경제 논리를 밀어내고 이 공원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이것을 만들지 않으면 앞으로 100년 후에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을 지어야 할 것이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렇다. 그 넓은 공간은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는, 마치 베데스다 못과 같은 치유 공간인 것이다. 그러니 경제적으로만 판단할 일은 아닌 것이다. 오늘날 경제 논리를 뛰어넘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아울러 센트럴 파크를 통해 정신적 가치 외에 의외의 부수적 효과도 얻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맨해튼에 더 많은 건물이 세워지지 않게 한 효과다. 맨해튼은 여의도처럼 섬이다. 현재 뉴욕의 건물 무게는 무려 7억7000만 톤이나 되어 매년 2mm씩 가라앉고 있다. 만일 공원 자리에 빌딩들이 들어섰다면 그 무게를 맨해튼 이기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 공원은 정신적 가치에 더해 물리적 가치까지 있는 것이다.

우리들에게도 공원이 필요하다. 물리적 공간이 아닐지라도 정신적 공원은 바로 충분한 휴식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밤을 주셔서 쉬며 피로를 회복할 시간을 갖게 하셨다. 거기에 더해 안식일까지 주셨다. 사람은 쉼이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난 29년 동안 안식년 한 번 해보지 못했으니 얼마나 많은 피로의 무게가 쌓였을지 생각하면 스스로 측은지심이 든다. 공원은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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