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시곗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는 새해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축복하는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눈앞의 지표들은 지금 우리에게 섣부른 낙관주의에 빠질 때가 아니라고 경고합니다.총신신대원 목회학석사 과정이 사상 첫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었다는 소식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한국교회의 여러 교단신학교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은 진작부터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지방의 기독대학들 중에서는 이미 문을 닫았거나, 폐교를 눈앞에 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
2022년을 정리하는 결산 기사를 준비하며, 지난 1년 동안 유난히 큰 아픔의 사건들이 잇따랐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산불과 태풍, 수해 등 전국 곳곳에서의 연이은 자연 재난에 더해 158명의 젊은 생명들을 앗아간 사회적 참사는 코로나19와의 지난한 싸움에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남은 작은 소망의 불씨조차 꺼버린 듯하다.가뜩이나 추운 연말이 올해 유독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본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물론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도 추위를 느끼게 만드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교만덩어리! 기자의 아내가 붙여준 별명입니다. 4대째 신앙 집안에, 목사 아들이며, 기독신문에서 문서선교를 하고, 교회에서 믿음 좋은 성도로 불리기에 “내가 제일 잘나가”를 외치며 살았습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는 잠언 구절은 기자를 지칭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그런데 기독신문 문서선교 예배를 드리면서 그 교만의 탈이 벗겨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교회 문을 열고 현장 예배를 지켜냈다는 목사님의 간증. 반면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예배를 등한시했던 기자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
한국교회총연합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기하성 이영훈 목사를 차기 대표회장으로 내정한 11월 18일 임원인선위원회 회의와 상임회장 회의가 그 발단이 됐다. 이번 차기 대표회장 내정 과정을 목격한 한교총 안팎의 관계자들은 비로소 한교총 임원선출에도 야합정치가 개입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1인 대표회장 체제를 시행한 지 불과 1년 만에 이와 같이 일이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이영훈 목사를 차기 대표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기하성, 예장통합, 기감 등이 손잡았다는 사실은 이미 교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또 이와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은 한국교회 전체를 힘들게 했지만, 그 중에서 작은 교회들의 고통은 더 컸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있는 교회들에는 작은 교회들의 고단한 사연들과 함께 후원 요청이 많았는데, 그 중 특히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은 전도지가 없어 전도를 못나간다는 이야기들이었다.사회적 거리두기로 주일예배 출석 교인이 줄고, 헌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당장 급한 임대료를 해결하느라 전도용품 구입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작은 교회들이 적지 않았다. 사회적 분위기도 여의치 않았다. 요즘에는 덜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극에 달했던 초창기에는 따가운 눈초리
지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부산에서 GMS 선교사회 포럼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으로 세계 각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복음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는 선교사 95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메인 발제자가 없이 64개의 참여 유닛에서 각 유닛이 겪고 있는 선교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선교전망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자리로 진행됐다.무엇보다 대다수 유닛에서는 선교사 지원자 하락, 선교사 노령화에 따른 선교사 자녀 출산율의 급속한 저하를 겪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한국영화 초반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과해라. 그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했음. 이 네 마디야. 네 마디만 하면 적어도 끔찍한 일은 피할 수 있다. 잘. 못. 했. 음. 딱 이 네 마디다.”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자존심 때문에, 혹은 ‘내가 그 동안 당신한테 해준 게 얼마인데’라는 식의 배신감 때문에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었던 그 네 마디를 입에 올리지 못한 채 비극적인 파국을 맞는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건 사실 참 어려운 일이다.최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 그날 떠나간 156명의 생명을 단 몇 자의 글씨로 쉽게 쓴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모두에게 전해진 그날의 충격은 열흘이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세월호 참사 나흘 뒤 부활주일을 맞이했던 한국교회는 이번에는 주일 새벽 들려온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종교개혁주일을 맞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번 참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먼저 든 생각이 또다시 교회 강단에서 망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물론 그러한 낌새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모습은 적어도 세상에 창피하지
이태원 참사 앞에서 대한민국은 큰 비통에 빠져 있습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말씀하셨던 하나님도 분명 같은 마음이실 겁니다.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처럼, 어김없이 교회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자칭 목회자 장로 선교사라고 주장하시지만, 기자의 시각에서는 ‘신바리새인’ ‘정치병자’로 밖에 안 보입니다.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만 하루도 안 되어서 기독교 관련 SNS에는 이태원 참사를 소돔과 고모라로 비유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음란과 죄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신 것처럼 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사상 처음으로 북미회담이 열렸던 4년 전과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북한은 지난 9월 선제적 핵타격이 골자인 ‘핵무력정책’을 법제화했고, 10월에는 일본 열도를 통과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한미연합훈련을 넘어 오는 30일 한미일연합훈련을 실시하고, 미국과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재가동하는 등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로 했다. 한 때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약속했던 남
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 알 수 있다. 말은 고상하지만 행동이나 태도가 그렇지 못해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다. 말을 내뱉었으면 행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지난 9월 29일 제107회 총회 파회 후 처음 모인 회의에서 총회임원들은 임원직을 수행하는 동안 금전을 통한 이권 개입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문장에도 고심해, 단순한 ‘이권 개입’이 아니라 ‘금전을 통한 이권 개입’이라고 분명히 했다. 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기에 문장에 아예 못을 박은 것이다. 총회장 권순웅 목사가 앞장서 서약을 다짐해 시작
최근 각 교단의 교육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코로나19 기간 중 교단별로 어떤 교육 정책을 펼쳤는지, 새롭게 시작되는 회기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교단의 교육을 이끌어나갈 예정인지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이 자리에서 각 교단 실무자들은 각 교단들이 추진한 새롭고 호응도 높았던 프로그램들을 뽐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코로나19 시기에 미래교육 콘텐츠개발원을 창립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급하는 일에 힘썼다.특히 유튜브 조회수 80만을 기록한 청년 웹드라마 ‘신앙의 참견’과 청소년 역사 교양 영상 콘텐츠 ‘다정다감’(다시 보는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외교 참사’를, 다른 한쪽에서는 ‘보도 참사’를 말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민생은 외면하는 국민의 대표들의 모습을 본다. 가십성 논란에 정국이 올스톱(all stop)해버린 대한민국이 안타깝다. 더 이상 이 문제가 확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런데 교회가 오히려 이 문제에 참전하는 꼴이라니. ‘한국교회’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 한 기관이 해당 사안과 관련해 논평을 냈다. 내용은 보도 참사의 당사자로 지목 당한 언론사에 대한 비판과 비난, 비꼼? 그 어
해마다 단골 이슈인 만70세 정년 연장은 올해도 부결됐습니다. 기자의 아버님은 시무하시던 교회에서 조기은퇴하셨습니다. 당시 교인들 중 아무도 조기은퇴를 말하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저만 조기은퇴를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20여 년 전 아버님은 논문 한 편을 내놓으셨습니다. 성공적인 목회이양에 관련된 논문이었는데, 아름다운 목회이양의 한 방편으로 제시하셨던 게 조기은퇴입니다. 목회이양 과정에서 분쟁을 겪는 교회 사례들을 접하면서 내린 대안 중 하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논문처럼 조기은퇴를 선언하시고 물러나셨습니다.20년 전이나 지금
바울은 교회들에게 보내는 자신의 서신들 첫 머리에서 언제나 ‘은혜’와 ‘평강’을 언급한다. 유대인과 이방인을 망라한 모든 이들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복이 임하기를 기원하면서, 사도는 다시 새롭게 사역의 장을 열었던 것이다.인류의 타락 이후 세상은 단 한 번이라도 온전한 샬롬을 누려본 적이 없지만, 이 시대는 더욱 절실하게 평강을 갈구한다. 코로나19로 우리는 곁에 있던 소중한 이들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고, 긴밀했던 관계들이 끊어지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조차 어려워지는 일들을 경험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재앙 중에 우리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