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교단 가을정기회 성료
예장통합…여성총대 할당제 부결
예장고신…손현보 관련 성명 채택
예장합신…안식교 이단으로 결정
기침…동성 결혼자 목사 제한규정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고신·합신과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주요교단들이 9월 넷째 주 일제히 정기총회를 열고 현안과 개혁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예장통합 제110회 총회 서울영락교회에서 열렸다. 예장통합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이 여성 목회자 대표성, 신학교 통합, 이단 규정, 목회자의 정치 참여 문제 등 한국교회의 주요 현안을 총회에서 집중 논의했다.
예장통합 제110회 총회 서울영락교회에서 열렸다. 예장통합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이 여성 목회자 대표성, 신학교 통합, 이단 규정, 목회자의 정치 참여 문제 등 한국교회의 주요 현안을 총회에서 집중 논의했다.

단 두표로 무산된 ‘여성 할당제’

예장통합(총회장:정훈 목사)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영락교회에서 제110회 총회를 개최하며, 여성안수 법제화 30주년에 맞춰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한 총대 할당제를 표결에 부쳤다. 안건은 ‘총대 10인 이상을 파송하는 노회는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반드시 포함한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교단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 대표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투표 결과 찬성 494표, 반대 496표로 단 두 표 차이로 무산됐다.

이후 평신도지도위원회가 같은 안건을 ‘공천 조례’ 개정안으로 다시 상정했으나, 총회는 규칙부에 1년 연구를 맡겨 차기 총회로 넘겼다. 이 결정으로 여성 리더십 확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독교한국침례회가 전주새소망교회에서 제115차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가 전주새소망교회에서 제115차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최인수 목사)는 22일부터 24일까지 전주새소망교회에서 제115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총회는 목사 후보 자격 규정을 개정했다. 규정에 ‘남녀가 결혼해 가정을 이룬 자’라는 문구를 추가해 동성 결혼자의 안수 가능성을 차단했다. 아울러 목사 후보 자격 규정을 개정해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한 심사 기준’을 도입했다. 기존에 여성 사역자에게 적용되던 불리한 조건을 폐지하면서, 양성평등 실천에 한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호한 이단 대응과 ‘규정 표준안’ 주목

이단 관련 논의는 올해 총회에서 네 교단 모두가 공통으로 집중한 사안이었다. 예장통합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와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에 대해 1년간 이단성 여부를 연구하기로 결의했다. 동시에 ‘퀴어 성서 주석’은 성경 해석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했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기존 ‘사이비’에서 ‘이단’으로 격상시켰다.

예장고신(총회장:최성은 목사)은 23일부터 26일까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제75회 총회를 열고 사랑제일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에 대해 2020년 결의한 ‘예의주시 및 교류 자제’를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그의 개혁주의 비판이 왜곡돼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총회는 이를 받아들여 1년간 연구 보고하기로 했다.

예장합신(총회장:김성규 목사)은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 평창군 휘닉스호텔에서 제110회 총회를 개최하고 한국교회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가 마련한 ‘이단 규정 표준안’을 채택해 활용하기로 했다. 이 표준안은 계시론, 성경론, 구원론 등 9개 항목으로 체계화해, 교단별 이단 규정의 혼선을 줄이려는 취지로 마련했다. 합신은 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를 다시 이단으로 천명했다.

복잡한 쟁점에 사로잡힌 신학교

신학교 문제 역시 뜨거운 의제였다. 예장통합은 산하 7개 신학대학교 통합 문제를 다뤘지만, 재산 귀속, 정관 개정, 교육법 충족 여부 등 복잡한 쟁점으로 즉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신학교 통폐합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교단의 목회자 양성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총회는 1년간 연구 후 차기 총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기침의 경우,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피영민 목사, 이하 침신대)가 교육부로부터 기관평가 인증유예 판정을 받은 것이 가장 큰 현안이었다. 침신대는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교원 확보율이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해 평가에서 탈락했고, 이로 인해 국고보조금 50억원과 장학금 36억원 등 최대 86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침신대 관련 조사위는 이사 파송 지연과 총회, 법인 이사회 갈등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하며, 이사 파송 정상화와 재정·행정 투명성 강화 대책을 권고했다.

선거법 관련 목회자 구속 논란

예장고신은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구속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손 목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난 9월 24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이마저 기각당했다. 고신 총회 임원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해 “불구속 재판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고신 제75회 총회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예장고신 제75회 총회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총회 내부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총대는 “과도한 법 집행에 교단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총대는 “먼저 법 위반 사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결국 성명 초안에 포함됐던 ‘불의에 저항한다’라는 문구는 수정돼 발표됐다. 손 목사와 관련한 입장정리가 1년 연구 후 보고되는 만큼 목회자의 정치 참여와 법적 책임, 교단의 공적 대응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