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 ③목회자 연금제도는 새로운 길을 찾을까
가입자와 수급자 동반 상승세 대책 고심
기금 고갈 대비 40억원 국내외 투자 진행
운용 과정 공개 전문인력 양성 지원 필요

총회 은급재단 연금 신규 가입자와 재단 자산, 그리고 수급자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제102회 총회에서 ‘목사안수 시 은급연금 가입 증명서 의무 제출’을 결의한 데 이어, 지난 제107회 총회에서 ‘총회총대 연기금 의무 가입’을 결의했다. 또한 제108회 총회에서 총회 기금 중 50억원을 연기금으로 지원하기로 결의한 결과, 109회기 연금 가입자는 전년 대비 905명 증가해 총 3977명(수급자 제외)이며, 기금 가입 교회가 92개 교회 늘어 총 5331개 교회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입자 증가만큼 연금 수급자(7월 31일 기준 기금 가입자 248명, 연금 가입자 433명 총 681명)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이번 회기 총회은급재단(이사장:김종혁 목사)은 가입자 확보와 안정적 급여 충당, 총회연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재단 산하에 자금운용위원회(위원장:박용규 목사)를 조직했다.

자금운용위원회 구성과 총회연기금 관리

108회기 은급재단(이사장:오정호 목사) 소위원회(위원장:하재삼 목사)는 2023년 12월 14일 열린 은급재단 이사회에서 총회연기금 설치와 함께, 기금 활성화를 위한 자금 운용 기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발의했다. 이어 2024년 1월 19일 자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 연기금을 운영할 구체적인 규정과 시행세칙을 마련하는 안을 은급재단 이사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6월 25일 열린 제4차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은급재단 정관 제26조에 “이사회는 연/기금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원활하게 확보하고 규정에 따른 급여에 충당하기 위한 책임준비금으로서 ‘총회연기금’을 설치한다”는 조항과, 제36조에 “총회연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자산운용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설치 운영할 수 있으며, 위원장을 포함해 5인으로 구성한다”는 조항을 추가해 개정하기로 결의했다. 또 효율적인 연기금 운영안 마련을 위해 전문 컨설팅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급재단 산하 기금개정 및 운용규정 제정 관련 소위원회(위원장:하재삼 목사)는 한국금융산업연구원를 컨설팅업체로 선정해 2024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총회연기금 운용 전반을 점검받았다. 컨설팅 결과,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제1금융권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정적 자산에만 의존할 경우 장기적인 재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국내주식 및 해외투자 등 ‘변동성은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운용 필요성이 제기됐다.

109회기 은급재단(이사장:김종혁 목사)은 2024년 10월 31일 제1차 이사회에서 자산운용위원회 위원장에 상임이사인 총회총무 박용규 목사를, 위원에는 이사인 하재삼 목사, 김태영 목사, 피승민 목사, 감사 한병지 장로를 임명했다.(2025년 2월 하재삼 목사가 임기 만료로 결원돼, 제3차 이사회에서 이사 송영식 목사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자금운용위원회는 108회기 진행한 컨설팅 결과를 근거로 다수의 투자업체를 선정해, 지난 7월 21일 은급재단 자산 760여 억원 중 40억을 국내주식에 15억원, 해외투자에 25억으로 분산해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상품을 통한 운용을 시작했다.

자금운용위원장인 총회총무 박용규 목사는 “단순한 고수익 추구가 아니라 국민연금 사례와 같이 국내와 해외 자산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면서도 투명한 운용으로 가입자들에게 공감과 신뢰를 주는 것을 자금 운용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과 전문성 강화 필요

총회전도부 산하 ‘가치 있는 작은 교회들의 모임’ SWC(Small Worthy Church) 대표 김남수 목사(예수사랑마을교회)는 “교단 산하 70% 이상 교회가 교인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들이고 교회를 운영할 재정도 부족한 상황에서 노후를 위해 총회 연금에 가입해 매년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고수익 투자는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자칫 투자가 실패할 경우 기금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투자 업체 선정 과정부터 투자 현황 등에 대해 투명하게 가입자 및 예비 가입자에게 공개하고 매년 공청회를 열어 가입자들의 소리를 듣고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해나가는 등 은급재단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년 전부터 담임목사의 은퇴를 대비해 교회에서 연금 납입을 지원하고 있다는 김정수 장로(시동제일교회)는 총회 연금이 “교회는 은퇴 목사 퇴직금과 관련한 재정 부담을 줄이고 은퇴 목사는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제도”라면서도 “다만 이전의 납골당 사업과 같이 은급재단 이사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공적 연금을 저당 잡히는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하므로, 은급재단 구성부터 정치적인 인사가 당연직으로 맡는 것이 아니라 자금 운용과 관련해 전문성 있는 인재로 선정하고, 투명한 재정 운용과 정기적 정보 공개 등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두 가지 견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총회연기금 운용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가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투자 실패 및 재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겹의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은급재단은 총회연기금운용규정 제2조 ‘적용범유 및 운용’ 2항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투자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처 재적이사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 투자한다”고 명시해 1차적인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은급재단 감사 한병지 장로는 “은급재단 정관에 명시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사전 리스크 관리,  정기적으로 전문 컨설팅을 실시해 연기금 운용을 점검받고 그 결과를 가입자와 예비 가입자에게 공개하고 대안을 함께 논의하는 투명한 기금 운용의 방식 도입,  연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직위 보장 등을 통해 가입자와 총회총대에게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추가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퇴목사들의 노후 보루 교단연금 “믿고 맡길 수 있어야”

예장통합, 제도 개선과 전문인력 양성
백석, 작은교회 목사에 국민연금 지원
기감, 본부 임대 수익 기금으로 확충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총회장:김영걸 목사, 이하 예장통합) 총회연금재단은 지난 7월 14일 연급재단은 제437차 이사회를 열어 기금운용과 관련해 ‘기금증식을 위한 수익 사업’ 항목에 직접 투자 기준을 명시하고, “투자 금액은 총자산의 10%, 1개 투자처에 100억 이내로 한다”는 개정안을 제110회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8월 1일 열린 규칙부 실행위원회의에서는 순서노회가 제출한 ‘총회연금 21~35년 가입자 연금 수령액을 기존의 1.6% 증액에서 1.0%로 수정’ 청원에 대해 연금재단에서 개정안을 올리면 규칙부에서 재검토 후 총회 현장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연금재단 서영옥 본부장은 “전문 컨설팅을 통한 정기적인 검증과 그에 따른 장기적인 제도 개선, 실무 직원들의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금융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국내외 자산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해야 자산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단 연금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총회장:김진범 목사, 이하 백석총회)는 2022년 제45회 총회에서 연금제도 시행을 확정하고, 올해 6월 21일 우리은행 본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함께 활용하는 목회자 연금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원과 관련, 가입 연령이 60세 이하인 것을 고려해 60세 이하 현직 담임목사(총회주일헌금 납부 교회)를 대상으로 노회 추천을 받아 심사해 올해 5월부터 80여 명의 목사에게 국민연금 지원(총회 50%, 교회 25%, 본인 25%)을 진행하고 있다.

또 퇴직연금은 가입연령과 기간의 제한 없이 현직 목회자 누구나 가입 가능한 원리금 보장 상품이다. 교회에 소속된 모든 교역자와 직원들의 소득신고를 전제로, 최소 50만원의 소득만 신고해도 월 4만2000원의 연금 납입이 가능하며, 가입자는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백석총회 나상운 사무국장은 “총회는 연금사업을 위해 연금기금조성위원회를 유지재단 산하에 조직해 10년 이내 씨드머니가 될 연기금을 300억원 정도 마련하고, 연기금의 안정적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은퇴 목사들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기금 관리의 투명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은행과 회계관리 협약, 외부감사위원 위촉 등 전문적 관리체계 구축, 업무 단순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를 위한 매뉴얼 제작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7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김정석 감독, 이하 기감)는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총회 본부를 경기 양주시 일영연수원으로 이전하고, 본부 임대 수익을 기금 확충에 활용하기로 했다. 또 8월 19일에는 교역자은급재단 주최로 ‘은급제도의 이해와 지속가능성 탐색’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매년 지출될 은급금 총액을 미리 산정하고 이를 모든 감리교회가 1/n로 부담하게 하는 변동요율제를 제안했다.

문병하 목사(덕정교회)는 “교회은급부담금과 교역자은급기여금에만 의존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공교회 정신에 입각한 ‘부과식 공적 부조’ 방식으로의 전환과 수익 사업을 통한 기금의 효율적 운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와 함께 투명한 정보 공개, 전문적인 자산 운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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