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이어 김천대도 경영권 뺏겨
경영 부실 이사회 구성 변화 ‘빌미’
사업 가능 등 제도개선 고려해야
기독사학의 경영권이 이단 혹은 이념에 반하는 단체에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며, 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독사학 김천대학교(총장:윤옥현)의 경영권이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이하 기소선)에 넘어갔다. 같은 계열인 안양대학교(총장:장광수 목사) 또한 앞서 대순진리회의 분파 대진성주회 인사들에게 인수됐다.
두 경영권 인수 사례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로 두 단체 모두 대학 법인이사회를 먼저 장악했다. 김천대 법인이사회는 5월 23일 교육부의 승인을 얻어 이사진 8인을 교체했으며, 안양대학교 또한 2018년 8월 법인이사회를 통해 대진성주회 측 인사 4인을 선임했다.
이들이 대학 법인이사회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학 교직원들은 실정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김천대 법인 관계자는 “법인 이사회의 진행과 결정은 법인의 고유 업무다”라며 사전에 학교로 알릴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천대 A 관계자는 “이사회의 결정을 알았을 때는 이미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 대처할 도리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인수된 대학들이 재정을 비롯한 여러 악재에 노출돼 있었다. 안양대는 김승태 전 총장이 태백지역 토지 매입으로 차익을 얻은 비리 사실을 근거로 2013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고, 이와 관련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돼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를 받았다. 김천대 또한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돼 정원감축과 학자금 대출 일부 제한의 조치를 받고, 2021년 일반재정지원대학 선정에서 탈락했다.
전 안양대 관계자는 “대학교 내 이사들과 총장이 투명하고 올바른 경영을 이뤄왔다면 법인이사회가 교체될 일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일부 기독사학의 부실운영이 사회와 이단들의 경영권 인수 장벽을 쉽게 했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 대해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함승수 사무총장은 법인이사회가 학교의 방향을 바꿀 만큼 강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 건실한 경영과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이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그는 “총장이 기본적으로 법인이사회의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다”라며 “그러나 총장이 법인이사회와 나쁜 의도를 품는다면 학교 구성원이 법인이사회의 의도를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함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일수록 기독사학 구성원들이 정체성을 더욱 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라며 “지속적인 건학이념을 나누며 교제가 가능한 연수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개별학교단위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에 대해 지속적인 연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학교법인은 법인의 재정 권한 축소, 세금 증가, 수익사업 불허 등 구조적인 문제를 당면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하기 위해서 개별 기독사학을 넘어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