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교계 및 학생 ‘포교 거점화’ 우려
김천기독교총연합회 관련 입장 낼 듯
재력 갖춘 이단사이비 대학 인수 주시

(사진출처=김천대학교 홈페이지)
(사진출처=김천대학교 홈페이지)

기독사학으로 알려진 김천대학교(총장:윤옥현)의 경영권이 구원파에 넘어갔다. 지난 2022년 대순진리회의 분파 대진성주회 인사들이 예장대신의 목회자를 배출해온 안양대학교(총장:장광수 목사) 법인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한 데 이어 또다시 기독사학이 이단사이비 수중에 들어간 것이다. 교계에선 이단사이비가 부실 기독사학의 경영권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천대는 지난 5월 23일 열린 2024년 제2차 이사회에서 임원 사임 및 선임 안건을 다뤘다. 이사회는 학교 설립자 강신경 목사의 딸 강성애 이사장과 윤옥현 총장 등 이사 전원의 사임을 받는 대신 박옥수를 비롯해 기쁜소식선교회 관련 인사 8명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목회자가 설립하고, 설립이념에 기독교 정신을 새긴 기독사학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의 핵심 계열 기쁜소식선교회에 넘어간 것이다.

교육부는 김천대의 박옥수 등 새 임원 선임을 승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쁜소식선교회가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취급받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립학교법상 결격 사유가 없어 승인했다”고 밝혔다.

김천대는 재정 악화로 폐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쁜소식선교회에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대는 2016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고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는 등 경영난을 겪어 왔다. 김천대는 기쁜소식선교회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기독교 설립이념 계승, 고용 승계, 2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 급여 삭감 복구 등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경영권이 기쁜소식선교회의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한 김천대 내 기독 학생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구미 CCC 이호준 책임간사는 “소식을 접한 기독 학생들은 자퇴를 고민하거나 시위를 해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기쁜소식선교회가 학교를 운영하면 무엇보다 구원파 사람들이 채플을 진행해 이단의 메시지를 듣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학교 내 기독교 동아리 활동이 위축되거나 캠퍼스 전도 활동이 제한될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천 교계 또한 술렁이고 있다. 김천 교계는 기쁜소식선교회가 김천대를 포교의 거점으로 삼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예장합동 김천노회장 정연걸 목사(지동교회)는 “기쁜소식선교회의 김천대 인수 계획을 미리 알았다면 강력히 반대했겠지만, 내부에서 몰래 경영권을 넘겨 뒤늦게 알았다. 지역 교회들은 김천대가 포교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노회에서 연석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김천기독교총연합회와도 이 일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천기독교총연합회 직전 회장 황광욱 목사(직지교회)는 “우리 지역에서 이 문제로 우려와 걱정이 많다”며, 김천기독교총연합회가 6월 18일 대책회의를 열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김천대 사태를 지켜본 이단전문가들은 이단사이비가 부실 기독사학이나 지방대학을 인수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을 지닌 하나님의교회나 동방번개 등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구원파의 김천대 인수 소식을 접한 다른 이단사이비들이 자신감을 얻어 대학 인수에 도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나님의교회나 동방번개 등은 재력이 만만치 않아 대학 인수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이단사이비의 동향에 예의주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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