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부서는 중등부다. 그래서 중등부=순교지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모든 것을 튕겨내는 중등부,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고등부, 청소년에게 성경을 교육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말씀을 먹이고, 다음세대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교회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2020년 성경교육을 새롭게 다짐한다. <편집자 주>

“사역 핵심은 ‘목장’ 교사 역량 강화 힘쓴다”
교재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준비 … ‘선택과 집중’으로 변화 유도

남서울교회 중등부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세례·입교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례·입교를 받은 청소년들이 가족과 교사, 친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세례·입교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례·입교를 받은 청소년들이 가족과 교사, 친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 중등부의 성경교육 핵심은 주일예배와 목장이다. 대그룹 예배와 소그룹 사역을 통해 말씀을 깊이 있게 다룬다. 남서울교회 중등부 담당 정반석 강도사는 “목장은 중등부 사역의 핵심이며, 어떤 교사가 어떻게 학생을 대하는가에 따라 목장 사역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밖에 겨울·여름 수련회와 세례입교는 성경교육을 집중해서 실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우리의 그릇에 하나님을 담다’

남서울교회 중등부 2020년 표어는 ‘우리의 그릇에 하나님을 담다’다. 정반석 강도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최고의 보배는 말씀이다. 성도라면 이 말씀을 일상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평생의 숙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따라서 교회는 다음세대에게 말씀과 복음의 진리를 삶에 담아내는 방법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2020년 교육 목표를 개인, 가정, 교회로 구분해 정했다. 개인은 “세상 가운데 말씀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써의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여러 영역에서 말씀을 적용하는 청소년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가정은 “가정에서 믿음을 나타내는 청소년이 되게 하고, 가정이 믿음으로 자녀를 어떻게 품고 길러야 할지 함께 고민하도록 돕는다”가 목표다. 교회는 “교회 공동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곳으로써 교회를 사모하도록 돕는다”다.

“교재보다 교사 준비가 중요”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목장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역자, 교사, 학생 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목장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역자, 교사, 학생 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청소년 시기는 깊은 사고를 시작하는 때입니다. 따라서 목장 모임 시간에 일방적으로 성경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청소년들이 정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바른 질문을 던지는 토론 방식이 좋습니다.”

정반석 강도사의 말이다. 그는 “교재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준비”라고 강조했다. 즉 교회의 형편에 따라 교재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교사가 얼마만큼 준비하고 생활의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따라 목장이 풍성할 수 있고,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서울교회 중등부는 목장 모임 준비는 주중에 한다. 나눌 공과의 본문을 먼저 읽어보고 교사 본인이 질문들에 답해보고 다른 질문들을 생각한다. 더불어 사역자가 공과와 관련한 목장 나눔 포인트를 사전 공지하면 그 내용을 추가로 확인해 목장 시간에 나눌 내용을 점검한다.

교사의 준비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주일 예배 전 교사회의 시간에 사역자의 설교 포인트 설명을 듣고 난 후 교사들은 2~3명씩 짝을 지어 준비한 내용을 공유한다. 서로 나눈 내용 중에서 목장 모임 시간에 나누고 싶은 내용을 정리한다.

“행동 변화 이끌 질문 잘 선택해야”

“목장 모임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한 두 가지’입니다. 핵심을 정확히 찌르고 생활에 변화를 주는 질문 한 두 가지로 목장 모임을 이끌어 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장 모임을 위해 기도하며 주말 동안 학생들에게 전화나 SNS 심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또한 피상적인 질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을 나누고, 토론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주 어떻게 보냈니?’라는 질문보다는 주말에 전화 혹은 메신저로 심방한 내용을 언급하며 ‘그래서 3반 친구들과 경기한 축구 이겼어?’와 같이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목장에서는 교사회의 시간에 나눈 공과의 핵심 내용들과 교사 본인이 주중에 준비한 내용 가운데에서 정말 중요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정도의 질문만을 하도록 한다. 하나의 질문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다 대답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적용에서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하는 흐름으로 실천사항을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중등부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은 당연히 주일 예배죠. 주일성수를 철저히 하는 청소년이 되도록 교육합니다. 더불어 목장에서 주일 예배 설교를 나의 말씀으로 새기고, 생활에 적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감사일기 큐티로 영적 기초체력 튼튼
SNS 적극 활용, 말씀 묵상 유도 … 기독교 세계관 훈련 강화도

서대문교회 고등부

서대문교회는 감성큐로 영적 체력을 강화시키고, 체육활동으로 부서 동질감을 높이고 있다. 고등부 학생들이 축구대회에서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서대문교회는 감성큐로 영적 체력을 강화시키고, 체육활동으로 부서 동질감을 높이고 있다. 고등부 학생들이 축구대회에서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감사일기를 쓴다. 제자훈련을 하고, 축구와 반 미팅으로 가족애를 나눈다. 교사는 매주 토요일에 모여 주일 예배를 준비하고, 독서 스터디를 구성해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에게 가능한 일이냐고?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 고등부는 가능하다.

서대문교회 고등부 담당 노태진 강도사는 “말씀과 기도는 신앙의 기초”라면서 “큐티와 가정예배, 성경 읽기로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고등부가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과 소통하는 기도회를 진행하면서 하나님을 더 가까이 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 자치회 활성화 시킨다

중고등부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자치회’가 사라졌다는 것. 주인의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교회를 쉽게 떠난다.

2020년 서대문교회 고등부는 학생 자치회를 강화시킬 예정이다. 노태진 강도사는 “학생 중심의 자치회를 활성화 시켜 리더십, 섬김의 자세, 성실과 근면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면서 “단기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장기적 성과를 위해 체질 변화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일 말씀과 동행하는 ‘감성큐’

고등부 헌신예배 모습.
고등부 헌신예배 모습.

서대문교회 고등부에는 감성큐라는 신앙생활 용어가 있다. 감사일기, 성경 읽기, 큐티의 앞글자로 고등부는 연초에 감사일기 노트를 전체 학생에게 배부한다.

성경 읽기와 큐티는 SNS를 적극 활용한다. 고등부는 매일 아침마다 성경 읽기 분량을 SNS에 올리고, 자신이 받은 은혜를 SNS에서 서로 나누도록 유도한다. 큐티 또한 SNS에 읽을 분량을 공유하고, 묵상 내용을 올려 바쁜 일상에도 말씀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돕는다.

감성큐는 훈련의 한 과정이므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매주 주일 예배 때 감성큐를 점검하고 분기마다 시상한다.

감성큐는 또한 가정과 연계되어 있다. 서대문교회는 가정 전체가 매일 큐티와 성경 읽기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고등부 학생들도 가정예배를 통해 감성큐를 실천하고 있다.

교사, 말씀·다음세대 연구한다

서대문교회 고등부 교사의 특징은 연구를 한다는 점. 고등부는 매주 토요일 교사훈련을 진행한다. 다음날 실시할 순(반) 모임을 나누고, 기도한다.

교사는 말씀만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목양하고 있는 다음세대의 특징과 시대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서대문교회 고등부 교사들은 2개월마다 독서모임을 진행한다. 교사들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매주 2회 심방도 필수다. 목양하고 있는 다음세대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영적 상태는 어떤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경배와 축구, 체육대회

땀을 흘려야 친밀해진다. 매월 1회 고등부 자체 축구대회가 있다. 특히 남자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인 축구를 통해 교회와 교역자, 교사를 친숙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친구를 전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등부와 고등부 학생 자치회를 중심으로 청소년부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노태진 강도사는 “체육대회는 세대를 통합하고,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넘어갈 때 이탈을 최소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자훈련 ‘담장너머’

서대문교회 고등부는 제자훈련을 실시한다. 주요 내용은 기독교 세계관과 교리다. 세계관학교에서는 철학과 인문학, 과학 등을 가르친다. 교리학교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중심으로 수업한다.

노태진 강도사는 “담장은 교회라는 담장이 될 수 있고, 우리의 고정관념일 수 있다”면서 “성경적 세계관과 말씀으로 무장해 담장을 뛰어넘어 빛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을 위한 특별한 행사도 갖는다. 수험생기도회는 기본이다.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20대를 준비하는 나’라는 제자훈련을 실시한다. 성, 술, 담배, 문신 등 세상의 유혹 앞에서 신앙인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훈련하는 시간이다.

서대문교회 고등부는 이밖에도 여름·겨울 수련회 후 ‘Remind Day’라는 예배를 드린다. 수련회가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생활에서 이어가도록 기획한 예배다. ‘순 아웃팅’이라는 순별 단합대회도 개최하고 있으며, 교역자와 외부에서 식사하는 ‘우리 지금 Manna’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노태진 강도사는 “감성큐로 영적 체력을 강화시키고, 자치회와 체육대회 등으로 부서 동질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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