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마나우스의 네그루강 부두에 정박한 배들의 모습.

 

복음 전하던 ‘아름다운 손과 발’을 그리워하다
아마존 원주민 치료하며 돌보던 고 안승렬 선교사 삶의 그리움에 먹먹해진 가슴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0:15)

아마존은 모험과 도전을 꿈꾸는 여행자들이라면 꼭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곳이다. 필자는 2010년에 아마존에서 사역하는 한 선교사의 초청으로 마나우스(Manaus)에 처음 방문해 보아비스타(Boa Vista)와 가이아나(Guyana)까지 돌아보았고, 2014년에 다시 마나우스를 찾아갔을 때는 강과 밀림을 중심으로 여행했다.

‘아마존’(the Amazon)이라는 말은 그리스신화의 용감한 여 전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16세기 스페인탐험대가 아마존강 유역의 용감한 원주민들을 일컬은 데서 유래했다. 아마존은 브라질 북쪽의 아마조나스(Amazonas) 주를 약칭하고, 아마존강 혹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을 총칭하는 말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은 브라질의 아마조나스주, 호라이마주, 파라주를 비롯해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가이아나의 열대 우림까지 포함하고 있다. 총 면적은 740만㎢로 전 세계 열대우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그 중 60%가 브라질의 아마조나스 주에 소속돼 있어서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아마존강 유역에서 자라는 사마우마나무의 밑동. 이 나무는 무려 45미터까지 자란다고 한다.

아마조나스 주도인 마나우스는 인구가 180만 명 가량 되며, 아마존 네그루 강변에 무계획적으로 세워진 강변도시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아마존 강의 길이는 7062㎞에 이르며, 배로 여행할 수 있는 지류 길이까지 합치면 무려 8만여㎞에 달한다. 아마존의 기후는 고온다습해, 여름이면 저녁에도 섭씨 40도를 웃도는 맹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겨울에도 한낮엔 에어컨을 켜야 할 정도다.

파리의 오페라극장을 본뜬 마나우스의 명물 아마조나스극장은 1882년 착공해 15년 만에 완공되었다. 1896년 신년 전야공연으로 개막한 670석 규모의 아마조나스극장은 이후 세계 3대 극장 중 하나로 명성을 얻게 됐다.

건축 당시 고무재벌들이 2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당대 최고 명품들을 공사 자재로 수입한 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샹들리에와 22개의 대리석 기둥과 계단 그리고 크리스털 거울은 이탈리아에서, 철제 계단은 영국에서, 지붕을 덮은 도자기 타일은 프랑스에서, 의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커튼은 다마스쿠스에서, 목재는 레바논에서 각각 수입했다. 특히 비단은 중국에서 배로 3개월이 걸려서 운반해 왔다고 전해진다.

아마존강 투어는 선착장에서 투어티켓을 구입하여 유람선을 타고 네그루 강을 따라 18km쯤 내려가, 검은 빛깔의 네그루강과 황토 빛깔의 솔리모에스 강이 만나는 합류지점까지 갔다가 건너편 지류로 올라가며 강과 밀림을 돌아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전혀 다른 색깔의 두 강이 합류하고 나서도, 그대로 14km가까이 서로 섞이지 않고 흘러가는 이유는 물의 온도와 성분과 속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란다.

2010년 첫 마나우스 방문 때에는 밤에는 여러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낮에는 브라질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마나우스의 신학생들은 낮엔 일하고, 밤에 공부하며 아마존 밀림에서 신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강의 통역은 안승렬 선교사를 비롯한 여러 선교사가 맡아주었다. 안승렬 선교사는 당시 필자와 브라질 최북단 도시 보아비스타까지 버스로 18시간이나 되는 길을 동행하여, 예배 설교를 통역해주기도 했다. 두 차례 방문을 통해 밀림에 세워진 세 교회를 찾아갈 기회가 있었는데, 울창한 숲을 제거하고 예배당을 세우면서 축구장도 함께 만들어 놓은 광경이 신기했다.

안승렬 선교사는 의사이자 목회자로서 마치 ‘아마존의 슈바이처’ 같은 모습으로 선교하다가, 안타깝게도 2012년 5월 31일 상파울루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던 중 52세 나이에 별세했다. 중학생 때 부모를 따라 브라질로 이민하여 상파울루국립의과대학에서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후 마나우스로 다시 건너가 아마존 원주민들을 가르치고 치료하며 돌보았다.

아마존의 보아비스타 교회당에서 필자의 설교를 통역하는 생전의 안승렬 선교사(사진 왼쪽)와 아마존 밀림에 안승렬 선교사가 세운 교회당과 축구장.

아이티 지진 땐 현장으로 달려가 부상자들을 치료했고, 나중에 마나우스까지 뒤따라 온 이들을 정성으로 섬겼다. 일본계 3세이자 치과의사 출신인 부인 마가렛 유리에 선교사와 사이에 이미 두 아들이 있는데도, 한국과 아마존에서 딸 둘을 각각 입양하기도 했다.

부부가 의사로서 상파울루에서도 개업해 편안하고 넉넉히 살 수 있었는데도, 어려운 환경의 아마존에서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의 삶을 살다가 졸지에 떠나버린 고인의 슬픈 이야기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아마존 마나우스 여행자를 위한 팁

2010년 여행 때는 상파울루에서 마나우스로, 2014년 여행 때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마나우스로 갔다가 포르탈레자로 돌아가는 코스를 이용했다.
배를 이용해 아마존강을 따라 내려가는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페루의 이키토스나, 콜롬비아의 레티시아에서 배를 타고 마나우스를 경유하여 하구인 벨렝까지 5~7일 만에 갈 수 있다.
마나우스에서 자주 먹었던 음식은 아마존이 주산지인 아사이 열매가루였는데, 마치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 난다. 소고기 엉덩이 위쪽 살을 재료로 하는 삐깡야(Picanha) 요리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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