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남기 목사(광주대성교회)

▲ 공중도시라 불리며 수많은 신비를 간직한 마추픽추.
 

돌계단 오르자 수많은 신비가 나타났다
안데스 산들이 둘러싼 세계문화유산…긴 역사의 바람 이겨낸 석축 아름다워

“기록된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로마서 10장 15절)
 
LA에서 산살바도르를 경유하여 하루가 걸려서 페루 리마에 친구 지석길 선교사의 마중을 받아 도착하였다. 리마에서 21명의 페루 선교사들을 반갑게 만나서 필자가 고안한 스페인어 전도지에 대해 간단하게 강의하고, 물품을 전달한 후에 점심을 대접하며 남미여행을 시작했다.

리마에서 약간 저렴한 페루 항공으로 하얗게 눈에 덮인 안데스 산맥을 내려다보면서 3400m 산위의 구릉지대에 위치한 쿠스코(Cusco)에 도착했다. 안개로 2시간이 넘게 연착하여 하룻밤을 묵은 후, 새벽 5시에 기상해 밴으로 쿠스코를 출발하여 진체로 지역의 언덕을 넘었다. 그리고 다시 한참을 내려가 우르밤바 시내를 거쳐서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하여 천장까지 창문이 달린 멋진 페루 기차를 탑승했다. 우르밤바 강을 따라서 1시간 20분을 달려간 후 아구아스 갈리엔타스에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고 2430m 높이의 마추픽추에 올라갔다.

공중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에 올라가서 반나절을 걸어서 돌아본 광경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설악산 공룡능선 아래 천불동 계곡의 한가운데 언덕에 마추픽추가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그 주위에 안데스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있고 아래에는 우르밤바강이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늙은 봉우리라는 뜻의 마추픽추는 해발 2430m 산 위에 돌로 3000개가 넘는 계단을 만들어서 그 면적도 13㎢로 넓게 자리잡고, 그 안에 수많은 돌집 광장 그리고 신전들이 세워져 있었다. 400년 동안 잊혀진 채로 있다가, 1911년 미국 예일대 라틴 아메리카 역사학교수 히램 빙햄 교수(Hiram Bingham)에 의해서 발견이 되어 1983년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 높은 언덕 위에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돌을 운반해서, 무슨 도구로 돌을 다듬고 쌓아 공중도시를 건설하고 수로까지 만들어서, 많은 계단식 밭에 농사를 지어서 사람이 살 수 있게 건설했는지 불가사의했다. 마추픽추는 그동안 잉카제국의 요새도시, 잊혀진 도시, 잉카 최후의 저항지, 신성한 신전, 그리고 잉카 왕 친족의 거주지로 다양하게 추정되었다. 여러 유물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의 거주지인 동시에 종교적 의례가 행해진 곳’이라고 한다.

산중턱에서 왼쪽 위로 올라갔다가 위에서 전체적인 풍광을 내려다보고서 돌문을 통하여 마추픽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여러 돌계단을 오르내린 후에 푸른 잔디밭의 넓은 중앙광장을 지나서 높은 바위 봉우리 와이나픽추 아래까지 갔다. 다시 돌아서 태양신전, 콘도르 신전, 해시계, 왕녀의 궁전, 목욕탕, 그리고 지하 감옥을 지나, 돌계단을 따라 돌아 많은 계단식 밭을 가로질러 다시 입구 쪽의 농장지기의 두 번째 집 마루에 앉아 한참을 더 관망하다 입구로 나왔다.

마추픽추의 석축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예술의 경지였다. 쿠스코 시내의 쌓은 석축은 돌을 크게 잘 다듬어 쌓아서 훨씬 더 세련되게 보였지만 마추픽추의 석축은 높은 산 위라 좀 거칠고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웠다. 석축을 쌓으면서 아래는 큰 돌들을 기초를 쌓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은 돌들로 쌓아서 400년이 지났는데도 석축의 뼈대는 흐트러짐이 없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마추픽추 건물 몇 군데는 지붕을 복원하여 이어놓았는데 그 지붕엔 끈으로 이리저리 잘도 묶어서 산 위 억센 바람을 잘 견딜 수 있게 해놓았다.

▲ 페루 여행을 시작하며 만난 선교사들에게 필자가 제작한 스페인어 전도지들을 선물하며, 사용법을 강의하고 있다.

마추픽추를 돌아본 후에 다시 버스로 아래로 내려와서 2시에 페루 기차로 오얀따이땀보로 되돌아갔다. 거기서 아침에 타고 왔던 밴을 타고 우르밤바를 거쳐서 언덕을 넘어 쿠스코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간 밤이었다.

다음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 투어버스 2층 뒤쪽에 올라타 그 좁디좁은 시내의 뒤안길을 잘도 돌아 언덕 위 태양제가 열리는 삭사이와망 광장까지 올라가 시내를 두루 살펴보고서 저녁에 항공편으로 리마에 귀환했다. 그리고 다시 리마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해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3시간 30분을 넘게 직행버스를 타고 사막과 황량한 벌판을 지나서, 파라카스(Paracas) 항구에 도착하여 새들과 바다사자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바예스타 섬(Isla Ballestas)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마추픽추 여행 팁

쿠스코는 해발 3400m 고도에 위치해 있기에 미리 준비해 간 고산병 예방약을 리마에서 항공기 탑승 전에 복용했다. 고산지역이어서인지 밤에 옷을 여러 벌 껴입고 잤는데도 추었다. 고산병이 염려되는 분들은 2800m 골짜기에 위치한 우르밤바 시내에 묵는다면 수월할 것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분은 마추픽추에 위치한 숙소에 묵는다면 아침과 저녁 풍광을 멋지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트레킹을 즐기는 분들은 쿠스코 시내의 여행사에 의뢰하여 가이드의 도움으로 안데스 산 중턱을 따라 걸으며 더욱 색다르게 마추픽추를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 쿠스코 시내를 구경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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