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세상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기독교콘텐츠 개발 힘써야할 때

퀼리티 낮은 콘텐츠는 복음 전달력 떨어질 뿐 아니라 도태되고 기억에서 금방 소멸
새로운 콘텐츠들 과감한 도입으로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 전파할 수 있어야

교회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또 다양하게 활용한다. 유치부 예배부터 장년부 예배까지, 송구영신예배부터 성탄감사예배까지, 여름성경학교부터 겨울단기선교까지, 전도활동부터 성경공부까지. 기독교콘텐츠는 이처럼 끝없이 생성되고 활용된다.

기독교콘텐츠는 예배를 위한 콘텐츠, 선교를 위한 콘텐츠, 기록을 위한 콘텐츠, 교육을 위한 콘텐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예배를 위한 콘텐츠에는 성경책 주보 영상 등이 있고, 선교를 위한 콘텐츠는 전도지 광고 포스터 등이 있다. 기록을 위한 콘텐츠로는 주보 캘린더 자료집 등이, 교육을 위한 콘텐츠로는 성경교재 말씀카드 성경캐릭터 기독교메타버스 등이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이와 같은 콘텐츠들은 교회에 꼭 필요하며, 만약 없다면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콘텐츠를 알게 된 누군가는 일단 그것을 교회 안에서도 한 번 활용해보고 싶다는 도전적인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교회들 또한 적지 않기에, 때로는 이 같은 도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새로운 콘텐츠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만이 옳은 태도일까?

필자는 다음세대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개발된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존의 콘텐츠를 완전히 배제한 채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활용에만 몰두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기존 콘텐츠의 불편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중요한 콘텐츠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잘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높은 수준의 기독교콘텐츠는 복음 전파를 위한 좋은 도구이자,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사진은 김정열 교수가 우리나라 한옥교회당을 소재로 제작한 시각디자인 작품.
높은 수준의 기독교콘텐츠는 복음 전파를 위한 좋은 도구이자,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사진은 김정열 교수가 우리나라 한옥교회당을 소재로 제작한 시각디자인 작품.

여기서 우리의 현실을 한 번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콘텐츠 개발과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이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아직까지 흔치 않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쉽게 도출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개발된 콘텐츠들이 너무 새로워서 자신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기독교콘텐츠 개발이라는 과제를 마냥 미뤄둘 수는 없다. 요즘의 흐름을 살펴보면 ‘시대가 점점 바뀌고 있다’기보다는 ‘시대는 이미 바뀌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하다. 새로운 기독교콘텐츠의 도입과 활용이 없어서는 안 되는 시대이다.

어떤 이들은 시대를 과거로 무르고 싶어 할 지도 모르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디지털시대가 아직도 어색한 세대들 앞에 벌써 AI시대가 도래하는 중이다. AR이나 VR처럼 열심히 배우지 않고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새로운 형식의 문물들이 일상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더구나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들은 더욱 확장돼 가고 있으며, 우리 삶의 여러 부분을 진작부터 차지하고 있다.

매일 같이 새로운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또 사라진다. 콘텐츠와 콘텐츠가 결합해 ‘메가콘텐츠’를 생성하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이런 메가콘텐츠들이 또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내간다. 그런 시대 속에서 교회는 언제까지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할까?

당연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동시에 섞여야 할 것은 섞여야 한다. 우리는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기술과 결합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독교콘텐츠로 도약해야 한다. 그렇게 해 기독교인들의 정체성 유지에 도움을 주고, 비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기독교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파하며 접근해나가야 한다. 이런 일들을 위해 우리가 준비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1. 기독교 정체성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독교의 정체성을 정확히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독교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 누구나 들어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경험하고, 기독교인과 기독교인 혹은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서로 연결돼 복음을 나누고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독교콘텐츠들을 정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2. 세상 콘텐츠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 높은 기독교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기독교콘텐츠를 세상 콘텐츠와 비교해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대중들은 세상 콘텐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시각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기획, 디자인, 콘텐츠의 구성,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세상 콘텐츠에는 뛰어난 요소들이 많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콘텐츠는 도태되고, 다른 콘텐츠들에게 묻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콘텐츠가 선택을 받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높은 퀼리티의 콘텐츠를 제작해야만 한다. 기독교콘텐츠가 바로 이런 길을 가야 한다.

3.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가 돼야 한다.

세상의 트렌드는 수시로 바뀐다. 크게 유행하던 트렌드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또 다른 트렌드가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기독교콘텐츠도 이와 같은 영향을 받아 잠시 유행하다 사라지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데 만약 기독교콘텐츠가 트렌드를 주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은 달라진다. 사람들 사이에서 기독교콘텐츠가 크게 인기를 끌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복음을 전파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에 대해 거부감을 가졌던 사람들까지도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기고 연재를 마치면서 기독교콘텐츠에 대한 생각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할 기회를 갖게 된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기독교콘텐츠 분야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사역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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