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다양한 콘텐츠에 복음 담아 모든 계층에 전하려고 노력해야

선교 대상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융합콘텐츠 개발이 절실히 필요
첨단기술 활용하면 장애인이나 외국인들에게 유용한 전도콘텐츠 만들어낼 수 있어

콘텐츠란 시각적인 것, 청각적인 것 그리고 이밖에도 하나님께서 세상에 만드신 모든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융합콘텐츠로서 기독교콘텐츠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바로 기독교와 다양한 콘텐츠들을 결합한 것이라 하겠다. 음악콘텐츠에 기독교를 결합하면 기독교음악콘텐츠인 것처럼 말이다.

1. 융합콘텐츠란 무엇인가

콘텐츠는 규모가 크고, 파급력이 강하다. 콘텐츠의 영향력이 강한 이유는 시대별로 다양한 변화요인으로 인해 계속해서 발전하고,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의 기반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때,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아날로그콘텐츠이다.

최근 들어 ‘아날로그 감성’ 혹은 ‘레트로 감성’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1990년대 중반 이전에 등장한 콘텐츠들이 불러일으키는 감성을 말한다. 주로 기성세대들이 라디오를 듣고, 편지를 쓰는 등으로 익숙하게 향유했던 콘텐츠 대부분이 바로 이 아날로그콘텐츠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통신 인프라가 크게 확충되면서 디지털콘텐츠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디지털콘텐츠란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제작하고, 유통하며, 소비되는 콘텐츠를 말한다. 1990년대 이후 집집마다 퍼스널컴퓨터(PC)를 설치하고 활용하면서, 네트워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바로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동영상, 이미지 파일, MP3파일 같은 디지털콘텐츠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사용자들 사이에 물리적 사물을 대신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유통과 전파가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LP나 카세트테이프 등을 통해 즐기던 음악들은 기술과 음악콘텐츠의 결합으로 탄생한 MP3 파일로 대체됐다.

아날로그콘텐츠는 이런 식으로 디지털콘텐츠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기존의 아날로그콘텐츠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고, 디지털콘텐츠와 공존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2010년 초반 디지털과 콘텐츠의 융합, 신기술과 콘텐츠의 융합을 통한 융합콘텐츠라는 개념이 생기나기 시작해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융합콘텐츠라는 개념이 정확히 세워져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문화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콘텐츠를 고도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게임, 애니메이션과 영화, 메타버스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가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교육, 체육, 문화 등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합쳐져서 더욱 생산적이고 새로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더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다양한 콘텐츠를 기존의 장르와 형식 등을 파괴한 채 다양한 방법으로 융합한 콘텐츠를 말한다. 곧, 융합콘텐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틀을 깨고 다양한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불신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도할 수 있는 기독교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사진은 메타버스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불신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도할 수 있는 기독교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사진은 메타버스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2. 기독교에서 융합콘텐츠 활용

기독교콘텐츠와 음악콘텐츠를 결합하면 기독교음악콘텐츠가 되고, 기독교콘텐츠와 디자인콘텐츠를 결합하면 기독교디자인콘텐츠가 된다. 우리 기독교 안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융합콘텐츠와 같은 관점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던 것이다. 기독교음악콘텐츠가 교회음악에서, 기독교디자인콘텐츠가 기독교미술에서 시작된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융합의 범위는 더욱 확장되는 중이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이 흐르며 기독교음악이 기독교음악콘텐트로, 다시 디지털기독교음악콘텐츠로 그 이름은 바뀌었지만, 사실 기본적 개념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실생활에서 다양한 기독교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사용자중심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변형된 방식의 활용도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한 번 그 방식을 생각해보자. 시력이 좋지 않은 성도가 있다고 치자. 그 성도는 성경책을 읽기 힘들 정도로 시력이 떨어져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도움을 주어야만 성경 내용을 듣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안에서 시력이 좋지 않은 성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될 것이다.

우선 첫 번째로 작은 글씨를 읽기 어려워하는 성도들 위해 큰 글자 성경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미 시중에 이런 용도의 성경책이 나와 있다. 두 번째로 디지털디바이스를 활용해 글자의 크기를 변화하는 방법도 있다. 이 또한 널리 보급되어있는 방식이다.

세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관점을 전혀 달리 한다. 시력이 좋지 않은 성도 스스로 성경을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도를 위해 누군가 성경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성경 읽기 프로그램 같은 것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와 기술의 결합을 통한 융합콘텐츠로서의 성경콘텐츠 활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첨단기술을 활용해 저시력 상태인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영상 혹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면, 단순히 읽거나 듣기만해서 이해되지 않았던 하나님의 말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영상 혹은 이미지를 활용한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어 말씀의 정확한 의미를 짧은 시간에 전달할 수 있다면 어린아이나 외국인에게까지 활용 가능한 전도용 콘텐츠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쉽게도 이런 콘텐츠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있다. 필자가 앞에 쓴 글에서 이야기한 바처럼, 기독교메타버스도 그냥 필요하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내친 김에 필자가 네 번째 글에서 다루었던 이미지와 텍스트에 관한 내용 중 하나를 여기서 상기해보고자 한다.

복음의 내용을 담은 기독교콘텐츠가 있다. 기독교콘텐츠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기독교콘텐츠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기독교콘텐츠가 있다. 이미지를 활용할 경우, 정확한 의미를 전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반면 텍스트를 활용할 경우,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만 텍스트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할 대상은 다양하다. 그 대상이 만약 외국인이라면 우리가 어떤 기독교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복음을 전하는 데는 여러 외부요인이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상대가 외국인일 경우에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세계 공통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가 훨씬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거기에 더불어 신기술을 활용해 텍스트를 자동번역해 준다던가. 더 나아가 번역된 글에 음성기능을 접목해 상대에게 읽어준다면 더 효과적인 복음전도가 가능할 것이다.

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누구라도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의 신앙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 불신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며, 다른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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