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선교영역 메타버스

불신자들은 물론 머나먼 해외 선교지까지 복음으로 다스리는 수단으로 활용 가능
지역교회에서 활용하려면 적절한 도입 시기와 투자시점 등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1. 메타버스(Metaverse)란 무엇인가?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가능한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즉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소셜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나 게임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갈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리라는 것도 예측할 수 있다.

그림1. 국내의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들.
그림1. 국내의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들.

2. 메타버스의 현황

국내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메타버스 활용이 본격화됐다. 2018년에 첫 출시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제페토는 3D를 기반으로 기업 및 학교, 그리고 교회 내부까지 메타버스의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코로나19 기간 비디오 미팅 플랫폼으로서 화상회의에 주로 활용되는 줌(ZOOM)과 더불어 제페토는 메타버스의 상징이 됐다. 2020년 2월 기준으로 약 2억 명의 사용자가 제페토에 가입했으며, 다시 1년이 지난 후에는 사용자의 숫자가 약 3억 명으로 늘었다. 사용자들을 분석해 본 결과 국내 이용자(약 5%)보다 해외 이용자(약 95%)가 더 많이 가입한 상태며, 대부분의 가입자 연령대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유행을 통해 너도나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됐고, 더 나아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국경 없는 활동과 수익 창출을 기반으로 경제적 활동까지 동반하게 됐다.

3. 메타버스의 활용법

첫째, 메타버스의 특성에 대해 먼저 이해하자.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이다. 이러한 요소를 기반으로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초월해서 메타버스는 만들어진다. 그런데 공급자 중심의 메타버스를 진정한 메타버스의 개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공급자 중심이란 말은 기술자의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해야지만 기술자 자신이 만들어 낸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람들이 사용하게 만들고, 수익도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공급자들이 모여 만드는 플랫폼은 ‘초월’과 상반된 개념인 ‘비초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 할 것이다. ‘비초월’ 플랫폼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은 메타버스 플랫폼 사이에 서로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플랫폼을 옮길 때마다 매번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이는 사용자들의 몰입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는 요인이 된다. 해외 기업인 ‘메타(META)’와 국내 기업인 ‘네이버(NAVER)’ 등이 이런 경우이다. 어쩌면 이들 기업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직 현재는 메타버스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플랫폼 간의 연계가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연계하는 방법도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콘텐츠를 개발할 때에도 하나님의 관점에서 기획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림2. 김정열 교수가 디자인 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2D 기반의 젭(zep)과 3D 기반의 제페토(Zepeto).
그림2. 김정열 교수가 디자인 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 2D 기반의 젭(zep)과 3D 기반의 제페토(Zepeto).

둘째, 메타버스 사역은 어떤 세대를 상대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현 시대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밀레니엄세대, 흔히 M세대라 불리는 이들이다. M세대의 대부분은 20세기 말부터 크게 유행한 ‘스타크래프트(STAR CRAFT)’라는 당대를 대표하는 게임, 즉 오늘날의 메타버스와 같은 환경을 경험한 바 있다.

직간접으로 메타버스를 접해 보았기 때문에 이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는 편이다. 더불어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게임요소들의 핵심 포인트와 이를 즐기는 방법들을 이해한다. 나아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수익이 창출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제작해야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을 수 있는지도 알고 있다.

따라서 밀레니엄세대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 특히 교회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사용자들을 위한 교육가이드를 개발하고,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서 메타버스를 활용해야 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가이드를 개발하여,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써 메타버스를 활용해야 한다. 어린이들도 제대로 된 교회형 메타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복음전도와 교육에 임해야 한다.

셋째, 메타버스 활용에 있어 우리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메타버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것도 반드시 주지할 사실이다. 단순히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보자면, 어떤 기술이 대단히 효과적이라면 이를 급속히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교회에서 특정한 기술을 사용할 때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면서도 부작용 없이 활용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사역을 교회에 도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비용적인 측면을 비롯해 여러 가지 면들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 한다. 만약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작하기 위해 막대한 교회재정을 들였는데, 정작 성도들 대부분이 활용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데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명확한 타깃 설정을 하지 않은 채 일단 메타버스 플랫폼부터 만들고 보자는 식의 태도는 무모하다.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대단히 많고, 메타버스 또한 우리가 도전해야 할 영역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고민해보자, 가장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4. 기독교 메타버스의 방향성

기독교가 기술적인 면에서 세상을 선도하는 리더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역은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들이 있다.

19세기 말의 선교사들이 인쇄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성경을 가지고 찾아와서 사람들에게 나누고 복음을 전하는 방식, 즉 문서선교가 우리나라에서 큰 효과를 본 역사가 있다. 이 부분을 서양선교사들 혹은 이들이 파송한 외국 선교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왜 한국에는 성경이 없을까? 성경이 있다면 우리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더 쉬울 텐데…”라는 문제의식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정열 교수- 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 융합콘텐츠학
김정열 교수
- 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
- 융합콘텐츠학

같은 맥락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복음을 전하자’라는 동기를 가진 IT강국 대한민국의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먼 나라에까지 복음을 쉽게 전할 수 있고,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행복한 상상도 가능하다. 우리에게 찾아온 선교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또한 당대 문명의 이기를 활용해 믿지 않는 이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방법을 찾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