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기독교디자인 역할 주목해야 

기독교디자인은 불신자에게 효과적으로 복음 전하는 ‘터치 포인트’ 역할 감당한다 
디자인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시킬 가능성도

1. 커뮤니케이션 요인으로서 기독교디자인

시각 이미지를 활용한 디자인은 사람들과 시각적으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해당 사용자(Target User)가 시각디자인의 결과물을 어떻게 인지하고 이해하는가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심미성(Aesthetic) 기능성(Functionality) 독창성(Creativity) 전통성(Tradition)이라는 개념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찾아 디자인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기독교디자인은 시각언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교회 사역은 언어적 요인인 문자언어와 음성언어를 중점적으로 활용한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서는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 추가적으로 시각적 요인인 시각언어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이 대목에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기독교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시각자료를 활용할 경우에는 언어자료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인지할 때 두 가지 외부요인을 구분해 인지한다. 그것은 시각적 요인과 언어적 요인이다. 시각적 요인에는 디자인 구성요소 중 이미지, 컬러, 여백 등이 포함된다. 언어적 요인에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가 포함된다. 타이포그래피는 인쇄의 문자배열을 말한다. 활자를 사용해 조판하는 일이나 조판을 위한 식자의 배치 등을 가리키고 있어서 ‘활자인쇄술’이라고도 번역된다.

디자이너는 이 같은 구성요소들을 활용해 디자인을 진행하고, 시각적 요인과 언어적 요인을 효율적으로 적용 및 활용해 디자인 결과물을 도출한다.

디자인 구성요소 각각을 단독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성요소별로 내포하고 있는 각각의 고유한 의미들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활용될 경우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기독교디자인에서 시각적 요인으로는 기독교적 의미를 포함한 이미지와 기독교적 의미를 포함한 컬러를 예로 들 수 있다. 언어적 요인으로는 기독교적 의미를 담은 타이포그래피가 있다. 이처럼 기독교적 정체성을 가진 구성요소를 활용할 때, 가장 효과적인 기독교디자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디자인 콘셉트의 목적에 맞게 구성요소들을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그림1. 총신대학교 UI디자인(좌)과 총신대학교 개교 120주년 홈페이지 디자인.
그림1. 총신대학교 UI디자인(좌)과 총신대학교 개교 120주년 홈페이지 디자인.

2.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시각인지와 언어인지

이미지는 그림과 사진 등 오감 중 시각을 활용해 인지하는 요소이다. 인간은 시각인지라는 반응을 거쳐, ‘형태 재인’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 정보를 제공받는다. ‘형태 재인’은 개인이 현재 대하고 있는 인물, 사물, 형상, 정보 등을 과거에 봤거나 접촉했던 경험이 있음을 기억해 내는 인지 활동을 말한다.

시각언어인 이미지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감각요소이다. 대부분의 정보들이 시각언어를 통해 입력되고, 사람들의 뇌를 통해 인지된다. 이미지는 형태 재인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으로 남겨지고 도출된다.

언어는 말과 글로 전달된다. 인간은 오감 중 시각을 이용해 글을, 청각을 활용해 말을 인지한다. 시간인지 후 ‘형태 재인’을 거치는 것처럼, 언어인지 후 인간은 ‘말 재인’의 과정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는다.

청각언어는 사람들에게 두 번째로 인지되는 감각요소이다. 대부분의 정보를 담당하는 시각언어를 보완하는 감각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시각언어와 청각언어는 다 합쳐서 95% 이상의 인지를 담당한다. 말과 글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이미지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사람들은 오감 중 시각과 청각을 가장 많이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통해 인간은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그 중 시각이미지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자극을 주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사람들은 시각인지와 언어인지를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를 받아들인다. 기획자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디자인 결과물을 제작할 때 이미지와 텍스트에 기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면 사용자들은 기독교적 이미지와 텍스트를 받아들이게 되고, 일반적인 의미를 부여하면 일반적인 이미지와 텍스트를 받아들이게 된다. 기획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대로 사용자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콘텐츠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수록, 사람들은 그 정보를 듣고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림2. 총회에서 발행한 주일학교 교재인 <하나 바이블> 내지 디자인. 왼쪽이 학생용이고, 오른쪽이 교사용이다.
그림2. 총회에서 발행한 주일학교 교재인 <하나 바이블> 내지 디자인. 왼쪽이 학생용이고, 오른쪽이 교사용이다.

3. 터치 포인트 디자인으로서 기독교디자인

시각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대표적으로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 등이 있다. 시각적 기독교콘텐츠는 시각이미지와 기독교가 접목된 콘텐츠로 분류할 수 있다. 시각적 기독교콘텐츠는 시각이미지, 기독교와 콘텐츠가 접목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기독교적 관점의 콘텐츠들을 포스터디자인, 영상디자인, 북디자인 등을 통해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의미적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텍스트는 글과 말로 나타난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활용한다. 남녀노소 모두 글과 말을 활용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각이미지와 마찬가지로 텍스트도 기독교 관점을 담아 기독교콘텐츠로 활용된다.

사람들이 처음 교회에 나와 가장 먼저 인지하는 것 중 하나가 시각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교회에서 처음 접하는 시각이미지를 기독교 디자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터치 포인트 디자인이다. 터치 포인트를 제대로 잡으면, 교회에서 새 신자에게 명확히 인식시켜야 할 내용들을 제대로 전달하고 정체성을 바로 세워줄 수 있다.

터치 포인트 디자인을 통해 성도들끼리는 신앙적 동질성을 높일 수 있고,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짧은 시간 안에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여기서 시각이미지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반면에 기독교디자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빠르게 확산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기독교콘텐츠를 디자인하는 일을 비전문가나 비기독교인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은 곤란하다. 이를 통해 본래 의도와는 다른 내용과 느낌을 전달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기독교디자인 관련 연구나 전문가 양성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이 분야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훌륭하게 양성된 기독교디자인 전문가들은 시각이미지를 통해 기독교의 내면과 외면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성경적인 각종 상징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성경에서 말하는 바를 쉽게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들어 기독교 기호를 활용한 디자인 작업은 갈수록 더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 기호로 디자인해 교회 로고를 제작하거나, 교회 목회방향을 제시하는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다.

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김정열 교수(총신대 호크마교양교육원 원장·융합콘텐츠학)

기독교디자인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시각이미지를 통해 사람들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언어를 통해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간결한 디자인 전략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의사소통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본 기고의 일부 내용은 <기독교 디자인의 역할과 활용>(김정열, 2021)에서 발췌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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