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기독교교육 탐방기(3)

장한섭 목사(혜성교회·이야기학교장)
장한섭 목사(혜성교회·이야기학교장)

“독일은 아직 기독교 가치가 법과 제도, 사회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교육을 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비스바덴(2014년)과 베를린(2023년) 기독학교를 방문했을 때 독일 교육자가 해준 말이다.

독일은 오랜 기독교 역사로 말미암아 기독교 가치와 문화가 축적돼 있다. 더불어 기독교교육의 뿌리도 깊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로부터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Johann Amos Comenius, 1592~1670), 아우구스트 헤르만 프랑케(August Hermann Francke, 1663~1727), 그리고 프리드리히 빌헬름 되펠트(Friedrich Wilhelm Dörpfeld, 1824~1893)로 이어지는 기독교 교육자들 덕분이다. 그들의 사상과 이론이 기독교교육을 든든하게 세워주었다.

루터는 독일어 성경이 나온 후 창조 질서에 기초해 볼 때 자녀를 양육하고 성경을 가르치는 사명은 부모에게 있으며, 이것은 부모의 가장 거룩하고 중요한 의무라고 했다. 코메니우스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자 중 한 사람으로 기독교교육의 기본 원리를 <대 교수법>으로 펴냈다. 2023년 프랑케 교육재단을 방문했을 때 독일 기독교교육의 깊은 뿌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프랑케는 혁신적인 기독교교육을 했다. 고아와 시민, 귀족 자녀학교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면서 또한 통합해 교육했다. 할레대학 출신 선교사들을 통해 교육자료를 확보해 최고의 실물교육을 했다. 최초로 교사 양성 체계를 만들었다. 그의 영향을 받은 빌헬름 1세는 1717년에 프로이센에 학교 교육 의무제를 선포했다. 마지막으로 되펠트는 일생동안 ‘사립학교법’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했고, 루터의 생각을 적용해서 부모, 교사, 교회가 책임지는 학교를 설립하고자 노력했다.

기독교교육 사상가의 노력은 기독부모 혹은 교회와 협력해 학교를 설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독일기독교학교연맹(VEBS) 관계자는 76개 지역에 178개 기독교학교(2014년)가 있다고 말한다. 2024년에 방문했던 함부르크 지역은 녹색당이 우세해 기독교학교 설립이 어려웠으나, 최근 기독교학교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독일 기독교교육 현장을 보며 자연스레 이러한 질문을 품게 됐다. ‘한국 기독교교육에 있어 사상가가 있는가? 독일은 신학자, 목회자, 교육자가 기독교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성경에 기초한 교육사상을 발전시켰는데 우리는 어떠한가?’ 한국 기독교교육이 뿌리가 깊지 못함은 이 문제와 연결된다. 그렇다 보니 교육과정, 교육방법도 약하다. 때문에 우리가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서 우선해야 할 것이 한국적인 기독교교육 사상을 정립하는 것이다. 다행히 기독교대안교육에서 교육사상을 연구하고 받아들일 때 네덜란드 개혁주의 교육사상가들의 영향을 주로 받고 있다. 그것이 깊이를 더해 한국 기독교교육의 뿌리도 튼튼해지기를 바란다.

독일 기독교교육은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교육을 포함하고, 성경적 교육사상이 기독교교육을 안정되게 하고, 혁신적인 교육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종교개혁 후손으로서 교육에 관한 관심과 사상의 발전을 이뤄가야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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