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기독교교육 탐방기(1)

장한섭 목사(혜성교회, 이야기학교장)
장한섭 목사(혜성교회, 이야기학교장)

“우리(네덜란드 기독교)는 다음세대 교육에 걱정이 적습니다. 기독교학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기독교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VIAA대학에 재직했던 프랭크 폰 덴 바스 교수의 말이다.

2024년 1월 북유럽 기독교학교 탐방연수를 다녀왔다. 2014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10년 전에는 캄뻔 지역의 DE MIRT 기독교학교에 방문했고, 올해는 쯔볼레의 De Sprankel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들은 개혁주의 신앙을 기반으로 설립한 기독교학교로서 부모에게 동의서를 받고 기독교교육을 한다. 네덜란드는 교육청에서 학교를 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부모와 학생이 학교를 선택한다. 기독교학교를 표방하는 초등학교가 전국적으로 4000개다.

네덜란드의 기독교교육은 종교개혁주의자들(존 위클리프, 얀 후스, 지롤라모 사보나롤라)의 영향을 받은 헤라트 후로떠(Gerard Groote)를 중심으로 한 ‘현대종교운동’에서 시작됐다. 그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형제단’은 하나님을 제대로 알기 위해 성경을 배워야 한다고 여기고 기독교학교를 설립했다.

그들의 정신은 계속 이어져 기독교교육을 위해 교회와 부모, 학자, 언론, 정치인이 100년 동안 투쟁했다. 1848년 헌법이 개정되고, 1857년 학교법을 개정했다. 1917년 사립학교도 공립학교와 동등하게 재정지원을 받게 됐다. 국가는 기독교학교에 재정지원을 하면서도 자유로운 기독교 교육과정을 보장한다. 공적 교육으로 인정받은 100년이 지난 지금, 네덜란드의 기독교학교들은 다음세대 교육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기독교학교는 그 배경에 언약신앙이 자리하고 있다. 부모는 언약자손인 자녀에게 신앙 양육할 책임을 진다. 4~5세부터 어른과 함께 예배하며 신앙생활을 자연스럽게 공동체 안에서 배우게 한다. 그런 부모들이 기독교 정체성을 길러주기 위해 기독교학교를 설립했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교육은 정부에서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학교는 부모의 신앙협력교육을 매우 강조한다. De Sprankel 초등학교에서는 부모가 기획팀에 참여하는 신앙절기 교육활동을 진행한다. DE MIRT 기독교학교 부모는 “자녀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해 기독교학교로 보낸다”라고 말한다.

네덜란드 기독교학교는 한국교회에 다음세대 교육 방향을 알려준다. 기독교학교를 통해 아이들을 교육하라는 것이다. 초기 한국교회도 수많은 기독교학교를 설립(1908년 599개 초등학교)했다. 교단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으로 독려했기 때문이다. 교단은 학무국을 둬 교육과정과 재정 지도, 교과서 제작, 정부 정책 협의를 지원까지 했다.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주일학교가 줄어들고, 교회이탈율(가나안 청년 고교졸업 후 이탈 73%, 목회데이터연구소)까지 높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기회가 있다. 1900년대 시작된 기독교대안교육 운동으로 현재 300개 이상의 기독교대안학교들이 확인되고 있다. 교회와 교단이 힘을 합쳐 기독교대안학교를 성장시켜 다음세대 교육의 최종 보루로 활용해야 한다. 프랭크 교수처럼 “한국교회 다음세대  교육에 걱정이 적습니다. 기독교학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할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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