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기독교교육 탐방기(6)

장한섭 목사(혜성교회, 이야기학교장)
장한섭 목사(혜성교회, 이야기학교장)

“우리는 기독교 진리를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덴마크 기독교자유학교연맹 사무총장 제이콥의 말이다.

덴마크는 교회에 출석하는 그리스도인이 2%(2024년 인구 약 598만명 기준, 출처:KOSIS)에 불과하다. 그리스도인이 적은 환경임에도 2014년 방문 이래 기독교자유학교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기독교인 자녀만이 아니라 비기독교인 자녀도 입학하고 있다. 기독교자유학교가 교육을 기독교적으로 실천함에 더해 선교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독교교육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기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 속에 살아갈 준비를 위해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사회와 소통하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전자는 기독교대안교육이 다음세대교육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비전연구소 이종철 박사는 “과거 선교단체에서 기독교지도자를 배출해 왔다면, 앞으로는 기독교대안학교에서 지도자가 나올 것”을 예상한다. 후자는 미래사회를 대비한 역량중심교육을 앞서 도입하고 있다. 전인적 존재로 기르는 기독교교육의 본질과 역량중심교육이 맞닿은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 ‘사회와 소통하는 언어를 배우고 있는가?’하는 질문이다. 이것은 기독교교육 자체가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묻는 것이다. 또 기독교학교가 사회와 소통하고 있는가의 질문이기도 하다. 먼저 ‘기독교교육의 공공성’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공공성은 기독교대안교육이 사회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대안교육에 관한 법, 정책, 재정지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 기독교대안교육이 선교적 역할을 하는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덴마크 기독교자유학교는 비기독교인 부모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려 노력한다. 비기독교인 부모가 이해하는 언어는 사회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 이는 세속화 증가, 주일학교 학생 감소 상황에 좋은 시사점을 준다.

연맹 전 사무총장 한스는 국회의원과 교육부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기독교교육이 공적인 영역에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교육을 하는지 알아달라고만 하지 말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라는 말이다. 현 사무총장 제이콥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믿음’, ‘소망’, ‘사랑’을 사회적 용어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하나의 도표로 보여줬다. 덴마크 기독교교육자는 사회적 소통을 당연시하거나 중요하게 보고 있다. 필자도 공적인 영역에서 법, 조례, 정책, 실태조사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교육이 지켜야 할 본질적 가치가 무엇이고 사회와 협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더 깊이 고민한다. 사회적 가치와 비교되는 기독교 본질적 가치가 더 뚜렷해진다.

덴마크 기독교자유학교는 우리가 종교에 갇혀 있지 않아야 함을 일깨운다. 기독교교육은 기독교 정체성을 갖되 사회 속에 살아야 할 존재를 길러내는, 지극히 신앙적이면서도 지극히 공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이야기를 사회가 이해하는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기독정체성을 기르는 교육, 선교적 역할을 하는 교육을 해낼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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