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퀴어축제 맞선 국민대회, 거리행진하며 동성애 중지 호소
CE 등 부스 설치 차별금지법 반대, 홀리라이프 탈동성애 사역도 눈길

반대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동성애와 퀴어축제, 차별금지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비 오는 도심거리를 걷고 있다.
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3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열린 퀴어축제에 한국교회는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를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무더위 속에 간간이 소나기가 내린 주말,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수도 도심 거리는 ‘동성애’라는 이슈에 점령된 모습이었다. 이날 밤까지 이어진 양 측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수만명에 달했다.

“동성애 합법화 막는 방파제”…퀴어축제 참가 인원 압도
‘2022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대회장:유만석 목사・이하 반대국민대회)가 열린 서울 도심에는 이른 아침부터 ‘차별금지법 동성애퀴어축제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부채를 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행사가 시작된 점심 무렵에는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대형무대에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수만의 인파가 한 방향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맞은 편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의 규모를 넘어선 숫자였다.

연합예배 및 기도회에서 ‘왜 소돔이 되려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대표)는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가 성행했으며 심지어 짐승과 간통하는 수간이 자행된 패역한 문화였다”며 “‘내 형제들아 이런 악을 행하지 말라’는 롯의 말을 우습게 여긴 소돔성은 심판받아 멸망한 도시의 대명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되어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고 세상을 향해 외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을 거룩한 나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국민대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발언과 공연, 전국 대표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법조계를 대표해 지영준 대표(법무법인 저스티스)가 “퀴어축제는 내용이 선정적이고 음란할 뿐만 아니라, 동성애 독재 법을 제정하는 여론을 형성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우리 국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양심과 가치관, 건강, 보건, 교육, 사상, 학문, 종교 등의 이유로 동성애를 비판하거나 반대의견을 표할 경우 혐오와 차별로 간주되며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언론계 대표로 나선 전 KBS 보도본부장 김인영 대표(복음언론인회) 역시 “사실 지금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모든 언론에서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유해성을 알리는 것을 금지하는 인권 보도준칙이 제정되어, 동성애 반대에 대한 언론의 자유가 중대하게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에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도 “그 결과 국민은 동성애 성행위가 초래하는 불치병인 에이즈와 같은 심각한 유해성과 동성애의 실상과 폐해에 대해 알 권리 자체가 침해되고 있다”면서 “대다수 국민,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들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동성애 성행위가 가져오는 성 관련 질병 감염과 같은 위험성을 배우거나 접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심각한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의료계의 우려를 전했다.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무대 아래에서는 ‘동성애 근절’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모든 참석자들은 폭우를 뚫고 서울역과 광화문까지 행진하며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 결혼입니다” “결혼과 가정, 생명의 가치관을 바로 세웁시다”를 외쳤다.

한편 이번 국민대회에서는 무대 옆으로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반대에 뜻을 모은 교회 및 단체 등이 수십 개의 부스를 차리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과 만났다. 이 중에는 교단 내에서 꾸준히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을 전개해온 기독청장년면려회(CE) 대구경북협의회(회장:전상욱 집사)와 CE인권위원회(위원장:정순진 집사), 광주전남협의회(회장:조용선 장로)도 있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서로의 지역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릴레이 집회 및 캠페인을 열고 있는 이들은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자녀들과 함께 상경했다. 직전 전국CE 회장 윤경화 집사는 “지역에서 각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열리는 행사에 같이 힘을 모으기 위해 참석했다”며 앞으로도 CE가 교단 내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의 구심점이 되도록 힘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동성애자 주께 인도” 탈동성애 운동도 눈길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축제)에는 수만명(경찰 추산 1만3000명, 주최 측 추산 5만명)이 운집했다. 참여한 단체 수도 70여 개가 넘었다. 성소수자 옹호단체 외에도 시민단체와 개신교, 가톨릭, 조계종 등 종교단체도 부스를 차려놓고 홍보활동을 했다. 여기에 캐나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각국 주한대사관도 부스를 설치해 동참했다. 무대에서는 연대발언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외쳤다.

특히 동성애자로 알려진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12개국의 대사들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무대에 올라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지지연설을 해, 그의 선임을 반대해온 한국교회와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는 오후 4시 을지로, 종로, 퇴계로를 행진한 서울 도심 퍼레이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청년과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했으며 가족단위로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아, 한국사회에 동성애 동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반대 입장만 내세우는 것을 넘어 보다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 동조와 동성애 반대 사이에 “탈동성애”를 외친 이들도 있었다. 동성애 치유 및 회복 사역에 나서는 홀리라이프(대표:이요나 목사)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홀리라이프는 올해도 어김없이 홀리페스티벌을 청계광장에서 개최했는데, 특히 ‘EX-GAY(탈동성애) 리애마마 사진전’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리애마마는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의 동성애자 시절 애칭이다. 청년 시절 동성애에 빠졌으나 수렁에서 벗어나 탈동성애자의 삶을 살고 있는 이요나 목사의 일대기를 필름에 담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홀리페스티벌에서 만난 이요나 목사는 “탈동성애가 가능하다.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를 품고 치유와 회복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합동 인천노회 차별금지법대책위원회도 홀리페스티벌에 동참했다. 페스티벌 피켓을 들고 홍보한 위원회 총무 성병엽 목사(우물가교회)는 “인천노회 차별금지법대책위원회는 반동성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동시에 동성애자들을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그래서 홀리라이프의 탈동성애 사역을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동성애자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희 송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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