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총회가 끝난 지 2개월이 됐지만, 교단은 여전히 선거 후유증의 연장선에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가 임원회에 접수돼 있고, 모두가 불안해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짧은 1년의 임기를 위해 소모적인 선거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제도적인 문제와 법적인 문제도 있지만, 모든 교단 선거의 이면에는 부끄러운 금권선거가 자리잡고 있다. 지역 순환제로 진행되는 총회와 장로회와 각종 교단 기관의 선거 방법은 공정하고 균형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낙선하면 다시 순서가 올 때까지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 기간에 들어가는 선거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일단 기본적인 광고와 후원 요청이 어마어마하다. 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 총대들을 찾아가 인사하고 식사를 대접하고 여비를 제공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과거에는 식사와 여비 제공을 부끄러워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무섭기까지 하다. 게다가 교단 안에 수많은 협의회와 단체의 행사에 광고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강사 섭외 역시 출마자와 출마예정자라는 이유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서야 한다. 심지어 특강과 기도순서까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바꿔야 할 잘못된 부끄러운 선거풍토다.
세상의 각종 선거에서 후보가 밥을 사거나 여비를 주면 엄청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처벌과 함께 선거 현장에서 영원히 퇴출당한다. 심지어 당선 이후에도 당선 취소는 물론 비판의 대상이 된다. 세상 정치는 이렇게 명료해지고 깨끗해졌는데, 어찌 교단의 각종 선거가 훨씬 더 구시대적이고 반성경적이며 세상보다 뒤떨어진단 말인가. 교단 원로 중 한 분이 종교개혁 이후에 교단의 금권선거로 가장 타락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말이 과장된 말은 아닐 것이다. 선거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희망이 없다. 지금은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관행을 바꿀 제도를 마련하고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부끄러운 교단 선거의 관행을 끊는 것은 정책총회의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