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사 선임 방해하면 책임도 져야
교단 위상 세우는 기념사업으로 준비
우리 희망 “다시 복음, 오직 십자가”
2025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세상은 밝아지지 않았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있고 제주항공 참사마저 발생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이 혼란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총회장 김종혁 목사와 함께한 신년대담도 여느 때와 달리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종혁 총회장은 움츠린 교회와 성도들에게 ‘다시 복음으로’ 일어설 것을 주문했다. 이번 신년대담에선 김종혁 총회장이 왜 ‘다시 복음’을 강조했는지 듣고, 그의 취임 후 4개월간의 행보를 돌아본다. 아울러 올해 총회 주요 사역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대담 진행은 본지 주필 장창수 목사가 맡았다. <편집자 주>
대담=주필 장창수 목사
▲총회장님께선 신년사에서 교회와 성도들을 향해 ‘다시 복음’을 붙들고 일어설 것을 강조했습니다. 역경 속에서 결국 우리의 해법은 ‘복음’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정치적, 법적, 종교적 혼란을 선지자적인 통찰로 바라봐야 합니다. 구속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런 혼란은 교회가 세속주의와 야합하고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 그 출발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불순종과 타락이 계속되다가 다시 회개하고 회복하는 사이클이 수없이 반복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혼란과 무질서도 성경의 역사에서 맥락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교회가 영적 선지자적 통찰을 갖지 못해 책임을 회피하는 게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교회가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금권주의에 매몰되고 세속주의에 함몰되다 보니, 결국 세상이 그렇게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총회부터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교회가 사는 길이고, 우리 사회가 다시 회복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교회와 성도들이 다시 복음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총회 차원에서 무엇을 할지 궁금합니다.
=‘다시 복음으로’라는 구호의 대전제는 교회와 지도자들이 회개와 통회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총회 산하 모든 기관, 속회, 협의회, 상비부, 특별위원회 등 모든 단체와 모임에서 ‘다시 복음으로’라는 주제로 일어서야 겠다는 강한 영적 의지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총회 차원에서 회개운동을 벌여야 합니다. 총회 산하 모든 회의와 행사에서 뜨거운 회개기도로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만이 한국 사회와 교회가 사는 길입니다. 총회임원회부터 회무 전 회개기도를 하겠습니다. 총회 행사에서도 반드시 회개기도를 드려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곧 ‘국가와 교회를 위한 회개기도 주간’을 선포해 총회적인 구국기도를 전개할 계획입니다.
▲제109회 총회는 슬로건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선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슬로건을 중심으로 총회를 운영하다 보니, 총회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총회장님은 슬로건 없이 회기를 시작했지만 ‘연합과 일체, 변화와 성숙’을 키워드 삼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총회장님 임기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연합과 일체, 변화와 성숙’을 향한 행보에 만족하십니까.
=‘연합과 일체, 변화와 성숙’은 행사나 운동을 위한 주제가 아니라, 장로회 헌법 질서를 세우고 장로교 정치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취지에서 나온 키워드입니다. 법제화 선언 또한 모든 일을 법과 원칙에 따라 시행해 장로교 원칙을 실현하는 방편입니다. 변화와 성숙을 도모하기 위해 총회장학재단과 미래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의 공약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지만 아직은 만족하기보단 기도가 필요하고 전국 교회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협력해주신 전국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5년은 유독 기념할 일이 많습니다. 올해로 복음 전래 140주년을 맞이했고, 광복 80주년이기도 합니다. 전국주교 출범 70주년과 기독신문 창간 60주년도 있습니다. 올해 진행할 기념사업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시겠지만 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올해 주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행사는 지난 은혜에 감사드리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 기념사업은 △최고 수준의 기획력으로 준비해 장자 교단의 위상을 세우도록 △각 행사마다 ‘다시 복음으로, 오직 십자가, 성령의 능력’이 핵심 가치가 되도록 △기도로 준비하고 기도로 마쳐서 은혜와 감동이 넘치도록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이 되도록 △총회와 전국 교회가 자긍심을 갖도록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런 당부에 어긋남 없이 잘 진행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교단 최대 이슈는 총신대학교 차기 법인이사 선출입니다. 이 일을 위해 총신 사태의 발단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특정 세력이 총신을 장악하고 사유화를 도모하고 총회와 총신의 관계를 단절하려고 했던 게 총신 사태의 발단입니다. 하지만 현재 법인이사 선출과 관련된 총회와 총신의 협의가 은혜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제109회 총회 때만 해도 원만하게 진행될 것 같았으나, 지금은 답보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제109회 총회에서 총회와 총신이 합의에 성공해 화합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합의를 기반으로 차기 법인이사를 구성하려고 했지만, 지난 1월 7일 총신 법인이사회에서 이사 선임을 보류한 것은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총회는 총신의 설립자로서, 법인이사회는 총회의 부름을 받아 목사후보생을 위탁받아 교육하는 대리인으로서, 서로 협력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방해하거나 거부하는 세력은 결과에 따라 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아무쪼록 총신대 차기 법인이사 선임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본지는 탄핵 관련 기사 보도 때문에 교단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심려를 끼쳤습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기독신문에 대한 기대와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독신문이 설립될 때 취지와 정신에 따라 구성원들이 방향을 잡아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 신문과 다른, 교단지라는 특수성에 따라 정제할 부분은 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독신문이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기독신문이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합니다. 총회 산하 모든 식구들이 기독신문을 위해 더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애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총회장님은 총회와 더불어 한교총도 이끌어야 합니다. 정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고, 기도와 성원도 절실할 것입니다. 총회 구성원, 전국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적 혼란과 사회적 무질서에 직면한 한국교회와 우리 총회가 다시 복음 앞에서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회를 갖길 바랍니다. 그 길 외에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총회와 전국 교회가 헌법 질서를 준수하고 하나님의 법치가 실현되도록 겸손히 엎드려 성경 말씀에 순종하길 당부합니다. 백번을 강조해도 ‘다시 복음 앞에서, 오직 십자가’가 우리의 희망입니다.
정리=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