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임시실행위 부활절 논란 진화
“연합예배 조직 참여 결의한 바 없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 교회협은 참여하지 않는다. 13년만에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지만,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교회협 내부적으로는 반발이 잇따랐고 한국교회 전체로 봤을 때도 최종적으로는 다시 갈라진 모습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어 결국 안 하니만 못한 일이 돼버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윤창섭 목사, 이하 교회협)이 3월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72회기 1차 임시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실행위의 목적은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 교회협의 참여 여부에 관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앞서 3월 7일 열린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서 교회협 실무자가 참석해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하나로 드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에 따라 관련한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후 교회협 내 위원회 및 지역협의회 등이 참여 거부 성명을 발표하고, 일부 대위원들은 자리를 내려놓는 등 거센 반대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따로 드렸던 부활절연합예배를 함께 드리는 것 자체는 의미 있는 일이나 그 장소가 목회자 세습 논란을 빚은 명성교회인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교회협은 지난해 총무 보선 과정에서도 김종생 목사와 명성교회의 관계성이 부각되며 진통을 겪은 바 있던 만큼, 이번 이슈는 꺼지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격양된 반응이 이어졌다. 실행위원들은 언론에 나온 교회협의 부활절연합예배 참여 보도에 대해 총무의 입장을 요구했고, 더 나아가 장소 선정 과정에 교회협이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김종생 총무는 “지난 1월 실행위에서 조직적 참여 여부에 대한 결의는 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부활절준비위 측에 통보한 바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교회협은 72회기 제1차 정기실행위원회에서 “현재 교단장회의가 진행하고 있는 부활절연합예배에 회원 교단도 적극 참여해서 본 회의 가치를 적극 담아내기로 한다”라는 부활절 TF의 보고를 받은 바 있다. 그리고 교단장회의에 보고자로 선 교회협 강석훈 교회일치협력국장은 “교회협은 미 군정시절부터 부활절예배를 한국교회 일치의 가시적 상징으로 귀하게 여기고 활동을 해왔다. 어려움과 성과가 있지만 2014년부터 교회협만의 부활절예배를 드려오고 있으며, 100주년 맞은 올해 부활절에는 하나로 예배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따로 예배 드리지 않고, 연합예배에 회원 교단이 참여하기로 결의했다”라고 보고했다. 당시 현장에는 교회협 회장 윤창섭 목사도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자격으로 함께했다.

이에 대해 김 총무는 “올해 교회협 100주년을 맞아 연합과 일치를 추구해왔던 차원에서 가치를 반영하는 부활절 됐으면 좋겠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라면서 그것이 이뤄지길 바라는 분위기와 더불어 진위가 왜곡된 보도로 인해 오해가 증폭됐다고 해명하고, 우려를 표한 구성원들에게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장소와 관련해서는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무총장 김보현 목사가 준비위원회 타임라인을 공개하며 직접 관여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구두로만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불참의 뜻을 밝히는 입장문 발표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애초 단체 차원의 참여를 결의한 적이 없는 만큼, 구태여 불참 결의를 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 맞서 난상토론이 이어졌고, 연합정신에 의해서 이중 멤버십을 가진 교단들의 참여는 교단별 결정에 따라 진행하되, 종전 방식대로 교회협 회장이 부활절연합예배에 축사자로 참여하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교회협만의 자체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자는 제안도 나왔으나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물리적 한계가 거론되면서 우선 준비 가능 여부를 확인하되 대체할 수 있는 방식을 찾도록 임원회에 위임키로 했다. 고난현장 방문 등 부활절 맞이 행사는 예정대로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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